김성민 < 토마토 픽처스 대표이사 >
이치윤 < " 총괄이사 >

영상이란 대개 무형으로 존재한다.

그러나 영상의 구성요소를 하나하나 떼어내 데이터베이스(DB)화한다면
훨씬 다양하게 재미를 즐길 수 있다.

"토마토 픽처스"(http://www.tomato.co.kr)는 이런 영상세계를 테마로
하는 벤처기업이다.

복잡한 영상을 분석, 정리해 일반인이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영역이다.

대표이사 김성민(32)씨는 이를 "영상관련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정보통신
컨텐트 개발"이라고 정의한다.

다소 생소한 이말은 토마토 픽처스가 최근 벌이고 있는 사업중 몇가지를
보면 그 뜻을 대강 짐작할 수 있다.

영화 "마리아와 여인숙"의 홈페이지 제작, 엔터테이너 전문 DB 구축,
통신인을 위한 영화 제작, 애니메이션 제작과 여기에 관련된 캐릭터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등.

특히 영화관련 홈페이지 개설이나 통신인을 위한 영화 제작 등은 국내에선
처음있는 일로 과일 이름을 과감히 기업 상호로 채택한 것 만큼이나 토마토
픽처스의 벤처 정신을 엿보게 한다.

이 회사를 이끄는 두 주인공은 김씨와 총괄이사를 맡고 있는 이씨.

동갑내기인 둘은 고등학교때부터 동기동창이다.

학부때 영화를 전공한 김씨는 미국으로 건너가 미디어 분야를 공부했고
경영학도 출신의 이치윤씨는 중국으로 건너가 영화를 공부했다.

영화라는 공통점에서 의기투합한 두 사람이 토마토 픽처스를 설립한 것은
지난 94년.

"할리우드에서 영상관련 홈페이지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보고 새로운
가능성을 주목했습니다.

국내에는 아직 미개척지로 남아있는 분야죠.

있다고 해봐야 기껏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공학도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상관련 DB 구축은 진정으로 영상을 아는 사람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김성민씨)

토마토 픽처스에는 모두 11명이 일하고 있다.

평균 나이는 27세.

절반 이상이 유학파 출신이다.

영화 제작.기획, 시나리오 연출 등이 전문분야.

하나같이 영상이란 세계에 푹 빠져있는 사람들이다.

토마토 픽처스의 일은 크게 두가지다.

영화 드라마 등 영상물 제작과 영상관련 DB구축 등 정보통신 분야가
그것이다.

영상물 제작분야에서는 "은행나무 침대" 등 다수의 영화 시나리오 집필과
기획에 이어 지금은 통신인을 위한 영화 제작을 준비중이다.

내년에 선보일 통신용 영화는 "Buy June"이란 제목으로 일반 극장영화가
다루기 힘든 마약이나 낙태 등을 다룬다.

장기적으로는 이용자가 줄거리를 직접 구성할 수 있는 쌍방향 통신이
가능하도록 만든다는 게 꿈이다.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한국통신이 초고속정보통신망 시험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영상 소프트웨어의 DB화 주사업자로 선정돼 영화 및 연예인 관련
DB작업을 진행해왔다.

영화 및 연예인 기초 자료로서는 현재 국내 최대 분량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벤처기업중에선 비교적 잘 나간다는 소리를 듣는 토마토픽처스도
모든 벤처기업이 겪는 공통의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순 없다.

자금문제가 그것으로 김씨는 "미래산업의 주역인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마음놓고 일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토마토픽처스는 요즘 밀려드는 일거리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직원도 새로 뽑아야 하는데 강남에 있는 20여평짜리 사무실은 비좁을
정도가 됐다.

올 매출액도 작년의 두배로 껑충 뛸 전망이다.

< 글 정종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