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고속도로 김해시 장유톨게이트를 벗어나 오른쪽 방향의 신문리로
3분정도 들어서면 (주)우연 공장이 눈에 들어온다.

3천5백평 규모의 이 공장은 밖에서 보기에는 숲으로 둘러싸인 아담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공장안은 근로자들의 희망에 찬 의욕으로 뜨거운 열기에 휩싸여
있다.

사이클용 신발과 스노보드용 신발을 쏟아내는 생산라인에는 근로자들의
쉴새없는 손놀림으로 생동감이 넘치고 있다.

공장전체에 활기가 넘치면서 근로자들의 지칠줄 모르는 투혼이 제품
하나하나에 그대로 배어나와 생산성 향상을 꾀하고 있다.

지난 94년말 급작스런 매출감소로 손실이 2백36억원이나 발생, 도산
문턱을 수차례 오갔던 회사의 모습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힘찬
모습이다.

한때의 어려움이 오히려 사원모두 한마음으로 뭉쳐 회사가 급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것이다.

이남걸 주임은 회사가 위기에 처하자 사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회사살리기에 본격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연 노조위원장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손실이 갑자기 수백억원
발생하자 회사가 쓰러지는 것은 아닌가하는 불안감이 확산됐었다"며
"그러나 근로자들이 회사를 반드시 회생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
이제는 완전히 정상화를 이루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회사살리기는 근로자들이 똘똘 뭉치면서 시작됐다.

근로자들은 자율적으로 도약, 우리 다시한번 이라는 슬로건아래
수출물량이 몰리는 9월부터 3개월간 휴일을 반납, 생산량 증대에 나서고
있다.

추가수당은 지급되지 않았지만 근로자들의 회사살리기 노력은 헌신
그 자체였다.

근로자들은 스스로 작업운영을 자율책임체제로 전환, 생산성 향상에
매진했다.

부서팀장이 생산과 개발,판매를 사원들과 협의해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출퇴근 시간도 개인과 팀별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자연스럽게 회사에 대한 애정이 쌓여갔다.

그 결과 회사를 떠나는 직원이 없어 대부분 5년이상의 기술력을 가진
전문가로 커나가며 생산성이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다.

특히 우연의 노력은 사활을 건 스노보드형 신발개발에 착수하면서부터
두드러졌다.

밤낮없는 노력끝에 95년말 개발에 성공, 지난해 초부터 본격 수출에
나섰다.

이 제품은 신발밑창에 설치된 간단한 장치로 스노보드와 신발의 결합과
분리가 가능해 신발끈을 묶고 풀 필요가 없는 것이 특징.

개발되자 미국과 유럽 바이어들로부터 호평을 받아 수출오더가 쇄도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지난 9월에는 하루 평균 2천3백족을 생산하면서 최고의 생산기록을
세웠다.

그동안 1천9백족정도가 평균수준.

매출도 지난해 1백39억원을 넘어서 전년보다 45%나 증가하는 호조를
보였다.

올해는 목표액인 2백60억원대를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박병규 상무는 "근로자들의 자율적인 노력으로 회사를 정상화시켰다"며
"특수화 생산은 내년부터 전성기를 맞이하는 유망산업인데다 근로자들이
최선을 다하고있는 만큼 세계적인 신발회사로 부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김해=김태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