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신한국당이 19일 긴급 당정회의를 열어 발표한 증시부양책은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는 증시를 회복시키는 비상대책으로서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날 당정회의에서도 신한국당측이 불만을 표시하며 보완을 요구했을 정도
여서 일반투자자들이 이번 대책에 얼마나 신뢰를 가져 줄지는 미지수다.

지난 13일 정부가 발표한 1차 부양대책이 자금 유입의 확대에 주력한 것
과는 달리 이번대책은 주로 세제지원쪽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세제지원을 통해 민간의 투자수요를 점진적으로 부추기겠다는 우회전략
이라고 할수 있다.

정부의 증시부양 의지가 약해서라기 보다는 선뜻 내놓을 만한 직접적인
부양대책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는데서 당국자들도 고심이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휴일에도 불구하고 대책을 마련하느라 부산한 모습을 보이는
등 증권시장의 붕괴를 결코 방치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만큼
투자자로서는 좀더 시간을 갖고 주가흐름을 주시하는 투자대응이 요망된다.

우선 근로자 증권저축의 가입기간을 내년말까지로 1년간 연장하고 가입
기준이 되는 급여한도를 2천만원으로 연장한 것이나 장기투자자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이 모두 일반투자자의 자발적 수요증대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지만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3년 장기보유자에 대해 배당세를 분리과세한다는 것은 취지는 좋지만 통산
1년내에 주식을 사고파는 일반투자자들에게는 의미가 없다는게 중론이다.

다만 소위 큰손들이 종합과세를 우려해 연말에 주식을 팔아 치우던 현상은
피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배당수익율 자체가 2%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배당에
붙는 세금을 다소 줄여 주는 것으로 특별한 자금 유입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벤처 펀드에 대한 소득세 혜택은 투자자에게는 물론 미래산업등
상장 벤처기업들에게는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된다.

벤처 펀드에 투자할 경우 자금출처를 묻지 않겠다고 한 대목도 관심을
끌고 있다.

한통주의 상장을 무기연기한 것은 증시부양책이라기 보다는 해외에서의
상장 여건이 좋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통주 문제는 그동안 정부를 믿고 4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으로 한통주를
사들였던 일반 투자자들을 어떻게 보상해 주느냐는 과제를 만들게 됐다.

한전과 포철등 정부가 공급해 왔던 물량에 대한 수요촉진 대책등은 또
다시 숙제로 남았다.

이날 신한국당측에서는 이들 증권조치 외에 차입금에 대한 손비불인정
조치를 연기해 줄것 등 주로 금융과 기업쪽의 긴급조치를 요구하기도 했으나
정부가 이를 얼마나 받아줄지는 미지수다.

< 정규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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