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의 정보화전략 선언 1주년을 맞아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정보화추진 확대보고회의는 현 정부의 정보화추진 노력을 사실상
총결산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정보화추진 방향과 관련해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이날 회의는 현 정부가 지난 3년동안 정보화의 가속화를 위한 추진기반을
마련했다고 나름대로의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같은 자체평가가 아니더라도 지난 94년 정보통신부를 신설하고
정보화촉진 기본법을 제정하는 한편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에 착수하는
등 정보화추진체계를 정비 강화한 것은 결코 작지 않은 성과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아 현 정부의 정보화정책은 정권출범 당시의 정치적
구호만큼이나 현란했지만 얼마 못가 급속한 통치력 약화와 함께 "졸속"
"지지부진" "갈팡질팡"등의 명예롭지 못한 꼬리표가 붙어다니게 되었던 것도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다.

아무리 규제완화다, 자율경쟁이다 하지만 국가정보화를 주도해야할
정통부가 통신사업자들의 과열경쟁과 중복투자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음은
국가재원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대전제를 망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개인휴대통신(PCS)3개 사업자의 끝없는 소모전만 해도 그렇다.

공동기지국을 설치하면 초기투자비용을 줄이고 그만큼 저렴한 서비스를
할수 있는데도 전국에 1천5백여개씩의 기지국과 교환기를 따로 설치하는가
하면 단말기 국산화정책이 차질을 빚어 외국산을 수입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초고속정보통신망 계획 역시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2015년까지 45조원을 들여 완성하겠다던 당초 계획을 2010년까지 조기
완공하고 예산도 32조원으로 삭감하겠다고 수정했지만, 수정된 계획의
핵심인 기존 전화망의 고급화에 들어가는 10조원 이상의 비용과 품질저하
문제를 둘러싼 논쟁은 아직도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또 광속거래(CALS) 전자상거래(EC)등 굵직굵직한 국책과제를 추진하는
데에서도 부처이기주의에 휩쓸려 정책의 일관성이 결여되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내실있는 정보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거창한 구호보다 생산성 위주의 새로운 정보화전략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공공부문 중심으로 추진돼온 정보화보다 국민생활과
산업현장에서 실증적으로 그 효과가 입증되는 정보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

아울러 새로운 정보화전략에서는 우리의 취약부분인 정보화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일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당장 눈앞에 다가온 인터넷 무역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전자상거래기본법
전자자금이체법 전자서명법 등을 조속히 제정함으로써 유연성있는
사이버경제에 대비해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정보화계획도 정보화가 민간부문에 정착 확산되는 계기를
마련하지 않고서는 정보화를 통해 경제 사회의 구조적 개혁과 국가번영을
추구한다는 목표는 달성될수 없음을 명심해야 할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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