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근로자들의 생활중심축이 "일"에서 "가족"으로 옮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미 "가족"으로 사고의 중심축이 완전히 이동한 선진국과는
달리 한국은 여전히 "일중심"의 사고가 지배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근로에 대한 가치관의 국제비교"자료에
따르면 34개 한국기업의 근로자 1천2명을 대상으로 레저, 지역사회, 일,
종교, 가족의 5개 일상생활영역에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1백점 만점에
일의 중요도는 평균 38.8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92년에 조사된 39.8점보다 1점 낮아진 것이다.

반면 가족의 중요도는 32.1점으로 92년 조사(30.8점)때보다 1.3점
높아졌다.

그러나 미국, 일본, 독일, 벨기에등 선진 4개국과 비교해 볼때 일을 가족
보다 중시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했다.

"회사인간"으로 불리는 일본인들도 지난 82년 조사때는 일을 더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91년부터는 "가족"의 비중(37점)이 일(33점)을 앞질렀다.

미국의 경우 지난 89년 기준으로 일의 중요도는 22점,가족 39점으로
생활의 중심추가 단연 가족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독일은 일과 가족 중시 비중이 각각 26점, 37점 이었으며 벨기에는 31점,
35점이었다.

"일을 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벨기에를 제외한
나머지 선진 3개국은 "금전이 얻어지는 활동"이라고 답변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에 비해 한국은 "자신에게 맡겨진 것"이란 응답이 80.8%(복수응답)에
달해 일을 "목표수행적인 활동"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의 목적에 대해서도 4개선진국들은 "경제적 댓가"로 생각하는 반면
한국근로자들은 "보람과 자기충족"을 더 중요시하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만약 복권에 당첨된다거나 거액의 재산을 상속받아 일하지 않고도 편히
살아갈수 있다고 할 경우 일을 계속할지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일본의 경우 "같은 일을 계속하겠다"는 응답이 59%로 가장 높았다.

한국근로자들은 "다른 조건에서 계속 일을 할 것이다"는 응답이 가장
많은 56%였다.

< 노혜령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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