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에서 서남쪽으로 열차로 1시간 가량 달리면 우리나라 대덕과학단지
를 연상케하는 공업단지가 나온다.

대만 하이테크단지의 대명사인 신죽과학공업원구(신죽과학공업원구)이다.

칙칙하고 무질서해 보이는 타이베이시와는 달리 이단지는 잘 계획된 전원
도시처럼 보인다.

대만에서 하이테크기업 혹은 "뉴벤처"정도로 통칭되는 기술집약적 기업들이
이 단지에 집결돼 있다.

이 산업파크는 공업구 주택구 휴식시설구 실험구로 구성돼있고 교통대학
청화대학 및 연구재단법인인 공업기술연구원(ITRI)이 여기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 80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이원구의 규모는 약 5백80ha.

입주기업은 2백16개, 5만7천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중 40개가 미국 아시아 유럽 등 외국계 기업이다.

특히 정부의 특별우대조치로 실리콘밸리 출신의 대만 인재들이 대거 유입해
활동중이다.

대만내에 첨단과학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20여개 업종에 걸쳐 8백여개의
벤처기업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곳의 집중도는 꽤 높은 편이다.

신죽단지의 업종별 분포를 보면 IC(집적회로) 78개, PC 44개, 텔레컴 34개,
광전자 31개, 정밀기계 18개사 등이다.

학력별로는 박사 1.3% 석사 11.9% 대졸 19.2%로 고급인력들이 많이 몰려
있다.

이 단지에 입주하기 위해선 행정원 국과회의 심사위원들로부터 기술 조직
역량 등에 대해 평가를 받아야 한다.

입주가 까다로운 만큼 투자 입주업체들에 대해선 상당한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제품생산후 5년간 영업소득세를 면제하고 면세기간 후에도 영업소득세
및 부가세는 20%를 초과하지 않으며, 기계설비 원료 반제품 수입시 수입세
화물세를 면제해준다"고 단지관리국의 수사나 첸 투자부연구원은 소개했다.

또 이들업체에 대해선 관리국에서 생산 판매 등의 원스톱서비스와 국내외
정보서비스를 제공해준다.

특히 관리국과 업체의 공동비용 부담으로 업체가 교통대 청화대와 기술교육
산.학협동을 펼칠수 있다.

특히 연구원 5천명을 확보하고 있는 ITRI는 업체와의 공동기술 개발 및
연구원 창업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입주업체들의 성장률은 평균 40%정도에 이른다.

단지 입주업체인 홍우과기 유한공사의 스티브 첸 부사장은 "올들어 IC가격
하락으로 일부업체가 매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의 입주업체들이
매년 20~60%의 성장률을 지속하고 있다"고 업황을 밝혔다.

입주업체들의 전체매출은 대만 국내총생산(GDP)의 3% 가량을 차지한다.

바로 이들 하이테크업체들이 대만의 산업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신죽원구의 급성장에 힙입어 대만은 PC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3위,
디스플레이부문 2위, 스캐너 1위, 마우스 1위, 랜어댑터 2위의 자리를 차지
하고 있다.

80년대 중반이후 경쟁력이 약화된 노동집약적 산업을 기술 자본집약적
산업이 대체할수 있게 된데는 신죽공단의 역할이 매우 컸음을 알수있다.

이를 통해 대만의 벤처산업은 산업구조개편 및 산업발전의 주도적 역할을
수행한 셈이다.

따라서 입주 희망업체들이 늘게 마련. 신죽단지는 현재 3단계 단지조성공사
를 진행중이다.

또 대남현 신시에 6백38ha 규모의 제2과학공업원구를 지난해 7월 착공했다.

새단지에는 주로 IC 마이크로머시너리와 함께 농업 및 바이오테크업체를
입주시킨다는 방침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