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병환 < 기자 >

"이스라엘의 기술, 한국의 자본 생산"

지난달 25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시에서 열린 "제1회 한.이스라엘 벤처포럼"은
이같은 협력의 공식을 도출해냈다.

상호 보완 협력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말이다.

이즈음 한편에서는 한국의 방위산업 관계자가 이스라엘 방산기술 현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2등 제품을 쓸수 없는 방산품.

그 기술현장을 우리 방산관계자들이 견학한 것이다.

오늘날 꽃피고 있는 이스라엘의 하이테크기술은 이같은 방산기술에 기초한
것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군사기술의 민수전환 추세에 따라 이 나라 하이테크산업이 최근 세계시장
에서 각광을 받으면서 한국에 재조명되고 있는 모습이다.

한.이스라엘간 교류 협력은 아랍권의 대이스라엘 보이콧정책으로 인해
상당기간 위축돼왔다.

그러다 93년 이스라엘-PLO(팔레스타인해방기구)간 평화협정합의를 계기로
보이콧정책이 유명무실해지자 한국의 이스라엘 진출이 시작됐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진출한 업체는 LG전선 해태상사 현대종합상사 삼성물산
등 몇몇 대기업에 불과하다.

최근들어 상황은 변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신시장 개척과 새로운 협력파트너 물색을 위해 한국 등 아시아
국가로 접근하고 있고 한국 중소기업들도 기술력과 구매력이 큰 이스라엘과
협력키 위해 종종 찾아든다"고 김원호 텔아비브무역관장은 전한다.

실제로 지난달 벤처포럼을 전후로 메디슨 신명시스템즈 메리디안 무한기술
투자 등 벤처기업 대표들이 현지 기업들을 방문, 합작제휴 등 결실을 보기도
했다.

메디슨이 현지 소프트웨어업체인 메드심사와 50만달러를 공동투자해 의료
교육용 시뮬레이터 개발 합작회사를 현지에 설립키로 계약했고 메리디안도
의료기 부문에서 기술제휴 혹은 합작을 검토중이다.

이에 앞서 벤처캐피털회사로는 처음으로 한국종합기술금융(KTB)이 현지
무선통신용 광송수신장치업체인 폭스컴사와 기업자료관리 소프트웨어회사인
에니그마인포메이션시스템즈사에 자본참여했다.

현시점에서 이스라엘 하이테크업계나 벤처캐피털업계가 한국과의 협력에서
얻기를 원하는 것은 크게 자본과 시장.

이스라엘내 26개 인큐베이터속에 있는 많은 R&D프로젝트를 졸업시켜 독립
기업화하는데는 개발 운영자금 등 많은 돈이 필요하게 마련.

최근 미국 등 해외 벤처자금이 대거 유입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해외자본이 이스라엘 기업에 투자되거나 이스라엘내 공장건립에 쓰여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이나라 기업인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기술의 해외판매는 법으로 금지할 정도이다.

이스라엘은 또 그동안 등한히 해온 아시아지역을 신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다.

첨단제품을 세계시장에 내다 팔기 위해선 자유무역협정(FTA) 관계에 있는
미국 유럽시장 일변도에서 탈피하지 않을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역사 국력 정치상황이 유사하고 비즈니스에서 보완관계에 있는
한국을 새로운 사업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