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세계경제의 중심축으로 거듭날 환황해지역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본사는 지난 9일과 10일 이틀간 새사욕준공 및 창간33주년을 기념해 중국
일본 미국등 외국의 전문가와 국내 전문가를 대거 초청, "환황해 경영포럼"
을 성황리에 열었다.

이번 포럼에서는 환황해 지역에 대한 환경문제 지역발전 및 국제협력 등과
같은 각종 현안과 그 발전방향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특히 참석자들은 민간차원에서 이 지역의 발전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룰
"황해협의체추진위원회"를 구성키로 하는 등 적잖은 성과를 거두었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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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경제에 있어서의 동북아시아 ]

김진현 < 세계화추진위원장 / 서울시립대 총장 >

한국 중국 일본 세나라가 새문명, 새역사가 오는 시대에 살고 있고 새문명,
새역사를 만들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 세나라 세민족은 근대화 산업화시대의 수동자였던 자리에서 벗어나
새문명 새역사 창조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황해와 동해에 접한 중국 한국 일본 15억의 인민들은 어쩌면 서양의
물질주의보다 더 강한 물신주의, 더 단순한 경제결정론 더 안이한 기술결정론
에 의존하고 있는 듯하다.

서양의 물질주의,이기주의, 폭력과 범죄를 비난하면서 우리 중국 일본
한국의 것의 그 무엇이 그 어떤 이념이 철학이, 체제가, 제도와 정책이
서양을 극복할 뿐만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평화와 복지와 안전을 보장할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대답이 없다.

근대화의 피해자라는 열등감에서 갑자기 서양의 퇴락에 대한 실체없는
우월감을 표현하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겠다.

우리는 15억의 생명과 앞으로 21세기 중반에 18억에 이를 우리 후손들의
평화와 복지와 안전을 위해 지금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정보화 지식산업화 지구촌 세계화되어 가는 도도한 역사의 흐름, 사회구조의
변화, 문명의 변화에 대하여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우리는 한국이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받은 오랜 수모와, 또 근대화 과정에서
겪은 단절과, 분단의 아픔을 청산하고 한국이 이 지역의 균형자가 되기를
바란다.

또한 중국과,일본과,서양과,기독교와 유교와 불교도 모두 합쳐 새문명 새
역사창조의 주역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러한 꿈들은 우리모두가 자기 자신과 세계에 대한 가혹할만한
통찰과 비판적인 자기발견에서 출발한다.

학자 언론인 이른바 지식인들은 바로 이러한 15억의 생명이 요구하는 문명,
새로운, 새로운 역사, 새로운 질서의 창조를 위한 지식과 정보의 하부구조
구축에 온 정열을 쏟아야 한다.

권력이 주는 보수에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

현상유지가 주는 편리함에 안주해서는 안된다.

우리존재의 진실,후손의 생명의 안전, 세나라 세민족 후손끼리의 평화를
찾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긴 미래의 시간과 넓은 지구촌적
관점에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

힘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해석을 통해 황해와 동해를 연해 사는 이 지역
15억의 생명에게 새로운 가치와 삶을 불어 넣어야 한다.

강하고 경하고 크고 넓은 것이 아닌, 유연하고 질과 격이 높고 선한 것이
더 힘이 있고, 더 강하고 더 오래갈수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야 한다.

정직과 신뢰가 효율과 경쟁력의 기초이며 유연하고 다양하고 품격이 높은
것이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것이며 가장 정신적이고 가장 선한 것이 "시장의
신", "기술의 신"을 극복할수 있는 길인 것이다.

우리 모두는 애국주의 국수주의 영웅숭배 물신주의를 극복하고 우리 세나라
세민족의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는데 원천이 되도록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지역 세나라 지식인은 새로운 동양의 르네상스, 새평화, 새질서, 새문명
창조를 위한 지식정보 하부구조구축에 사명감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