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사는 창간 33주년과 새사옥 준공을 기념하기 위해 LG경제연구원
과 공동으로 10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기업환경변화와 한국기업
의 신경영 패러다임" 주제의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한국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망,
기업들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다수
제시됐다.

특히 주제발표자들은 현재의 경영여건보다는 21세기에 예상되는 글로벌경영
추세에 맞춰 마케팅 노사관계 정보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소개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김경규 인하대교수의 강연내용을 간추린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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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의 요구와 정보기술의 발달은 양방향의
관계에 있다.

오늘날 기업이 직면한 경영 환경 변화를 요약하면 지구촌이 하나의 경제권
으로 통합되고 표준화된 고객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생산자 중심의 시장
구조에서 고객별로 각각 독특한 요구 사항을 가진 수요자 중심의 시장으로
변화하였다.

이와 같은 새로운 경영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기업의 요구는
정보기술의 발달을 촉진하였다.

정보기술의 발달은 기업이 새로운 형태의 조직 구조, 업무 프로세스, 통제
구조를 채택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즉 계층적 조직 구조 또는 매트릭스형태의 구조에서 탈피하여 네트워크
조직 구조로의 이행이 가능하고 분업화 전문화에 근거한 업무 구성에서
프로세스 중심의 업무 구성과 이와 일치하는 경영 구조로의 변신이 가능하다.

산업사회 기업 경영의 기본적 특징은 환경의 복잡성에 대한 대응방법과
경영관리 체계에서 찾아 볼수 있다.

먼저 환경의 복잡성을 처리하는 방법은 일선 업무 담당자가 단순화 정형화
된 업무를 표준 업무 처리 지침에 따라 처리하고 사전에 정형화되지 않은
복잡한 사항은 중간 관리자에게 전달하여 결정하도록 한다.

이와 같이 의사결정 권한을 중간 관리자에게 위양하는 근거는 일선 현장의
담당자는 의사결정의 전사적인 영향 또는 기업 전략 방향을 판단할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고 경영자가 모두 처리하기에는 시간적 장소적 제약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 상황, 경영자의 대응, 고객의 반응 등에 대한 풍부한 정보는
현업 담당자가 보유하고 있고 이것이 상위 경영층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여과 또는 상실되기 때문에 정보가 불충분한 상황에서 중요한 의사 결정이
이루어질수 있다.

한편 산업 사회 조직에서의 경영 관리는 상위자가 하위자를 직접적으로
감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형태에서는 관리자의 제한적 통제
능력으로 인하여 상하 계층의 수가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환경의 자극에 대응하는데 시간이 지연되어 기회를 상실할수 있다.

이 문제는 최근 신속한 시장 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해 업무 프로세스를
리엔지니어링하는 기업의 노력을 고려할때 더욱 심각하다.

즉 일선 현장에서 수행되는 업무 프로세스(예 주문 충족)를 리엔지니어링
하여 시간 단축이 이루어지더라도 경영 통제구조와 평가제도의 혁신이 수반
되지 않으면 리엔지니어링의 효과가 감소하게 된다.

새로운 경영 체계의 특징은 직접적인 감독이나 조직 구조에 근거한 통제가
아니라 정보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인류 역사를 통하여 모든 테크놀로지는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기 위하여 -
자동화(Automating) 패러다임 - 사용되었다.

기술을 사용하게 되면 인간이 수작업으로 하는 것보다 빠르고 신뢰성이
있고 통제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인간이 담당하는 노동의 질과 기능
수준은 더욱 단순화되고 낮아지게 된다.

정보기술의 주된 활용 용도도 과거에는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수작업 업무를
자동화하는데 사용되었다.

그러나 정보기술의 독특한 점은 업무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조직 행위가
발생할 때마다 이들을 전자적 형태의 정보로 변환하여 다른 사람이 사용
가능하도록 가시화하는, 즉 공유하게 하는 능력이 있다.

이러한 정보기술의 특성이 정보 사회 조직에 가지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첫째 누적된 거래 정보로부터 학습하는 능력이 경쟁력 강화의 핵심 요건
이다.

둘째 관련된 부서에서 발생하는 정보가 통합되고 이를 공유하는 능력은
필수적인 전제 조건이다.

셋째 환경의 복잡성은 중간관리자에게 전달되어 처리되는 것이 아니라
통합 정보 공유를 바탕으로 환경과의 접점에서(예 고객과의 접촉 현장)
처리되어야 한다.

기업이 정보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해결해야 하는 정보시스템의
과제는 (1)무계획적으로 진화된 개별 정보시스템의 통합, (2)그룹웨어의
사용을 통하여 업무 프로세스 개선및 경영 통제 구조의 변화, (3)조직간
시스템의 구축 등이다.

첫째 조직 내부의 정보 관리를 위한 경영정보시스템은 기능별로 독립된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전사적 통합시스템을 구축하여 다양한
기능간 정보 공유및 실시간 경영이 가능해져야 한다.

둘째 과거에는 정보기술의 활용 용도가 개인용 컴퓨터를 통하여 주로
작업자 개인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초점이었으나 최근에는 작업 집단 또는
팀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그룹웨어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룹웨어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하여는 업무 프로세스를 리엔지니어링
하여야 하고 경영 통제 과정을 단순화하여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