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회사의 사업영역은 무궁무진하다.

한계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고를 만들어 대중매체에 집행하는 것은 초보적인 일일 뿐 빌딩디자인에서
부터 테마파크건설, 스포츠마케팅, 영상음반사업 등 일을 찾아보면 끝이
없다"(금강기획 채수삼 사장)

올들어 광고업계에 변신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광고회사들은 너나할 것없이 모두가 사업다각화를 경영의 화두로 내걸었다.

새로운 수종사업의 창출로 불황을 헤쳐나간다는 전략이다.

신문 TV 라디오 잡지 등 4대매체 광고시장은 이제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단순광고에만 매달려서는 성장은 커녕 퇴보하기 십상인게 광고시장의
현실이다.

따라서 광고회사들은 세일즈프로모션(SP)영역에 눈을 돌려 PR 이벤트
전시회 박람회 등의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동시에 프로그램제작 케이블TV 영화 음반 출판 캐릭터사업으로까지 업무
영역을 확장중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최근들어서는 빌딩내부 디자인설계나 테마파크설계 등 공간개발(SD)사업
으로 손길을 뻗쳤으며 지역개발 공연 비디오제작유통에도 눈길을 보내고
있다.

"광고대행사" 대신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회사"라는 말이 등장했을
정도로 광고회사들의 사업범위는 급속히 넓어지는 추세이다.

광고업계에서 가장 먼저 사업다각화에 나선 회사는 제일기획.

90년대초 오디오 소프트사업에 진출하고 영상사업에도 도전해 "개같은
날의 오후"같은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지금은 영상음반사업을 삼성영상사업단으로 넘겼지만 다른 분야로의
진출은 계속되고 있다.

올들어 지난 3월 일본 하이퍼네트사와 합작으로 하이퍼네트코리아라는
인터넷광고업체를 설립, 인터넷광고사업을 본격화중이고 스포츠마케팅사업에
뛰어들어 세계태권도연맹의 휘장판매사업을 벌였다.

최근에는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휘장사업 공식대행사로 선정돼 활발한
스포츠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LG애드는 SD사업과 스포츠마케팅 캐릭터 공연문화사업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중.

이달중 오픈 예정인 분당 새마을역사관디자인과 내년 8월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아.태청소년 과학축전의 내부디자인 작업도 맡았다.

스포츠마케팅분야에서는 한국야구위원회와 함께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7개 대도시를 순회하며 프로야구대축제를 치렀다.

작년에 데프 레퍼드 초청공연으로 흑자를 낸데 이어 지난 7월에는 세계적인
오페라가수 조수미의 오페라공연사업을 벌였다.

지난 1년사이에 사업다각화속도가 가장 빠른 회사는 금강기획.

지난해 영화사업팀을 발족, 올들어 "패자부활전"을 제작하고 외화
"잉글리시페이션트"를 수입상영하는 등 올해에만 모두 30여편의 영화를
개봉할 예정이다.

"멀티플러스"라는 브랜드로 음반 PC용게임 뮤직비디오 교육용 CD롬 등을
제작판매중이기도 하다.

올 연말 3개 스크린을 갖춘 "씨네플러스"극장을 서울시내에 개관, 극장
사업도 본격화한다.

스포츠마케팅사업도 금강기획의 사업다각화의 핵심중 하나다.

올초 세계유도연맹의 마케팅대행권을 획득, 5년간 이 연맹이 개최하는
각종 국제유도대회의 TV중계권과 스폰서십 휘장사업 등을 대행하기 시작했다.

지난 5월에는 고양시 꽃박람회를 기획했다.

대홍기획은 일찍이 사이버마케팅사업에 눈을 뜨고 사내에 인터랙티브팀을
발족시켰다.

"인터넷백화점"을 국내최초로 개설하는 등 사이버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코래드는 최근 사내에 PR사업본부를 설립하고 외국기업들을 위한 PR대행
사업에 착수했다.

그동안 외국기업PR사업은 소규모 홍보전문회사들의 영역이었으나 코래드는
외국인 전문가까지 영입해 이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오리콤은 SD사업을 다각화의 첨병으로 활용중이다.

오리콤의 SD팀은 내년말 완공예정인 영종도 신국제공항의 실내 및 환경
디자인용역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강원도관광엑스포의 기획과 설계도 맡고
있다.

이밖에 대전엑스포때 포철관 선경관 한국후지쯔관 등 5개의 전시관을
기획설계했다.

한컴도 영화사업에 착수, 올해 "고스트맘마"를 제작상영해 성공을 거뒀다.

하반기에 방화를 한편 더 제작할 예정이며 올초 조직개편을 단행, 전시
공연기획팀 테마파크팀 스포츠마케팅팀을 신설하고 사업다각화를 위한
발판을 구축했다.

MBC애드컴은 인터넷방송인 인터캐스트방송사업에 착수하고 경주문화엑스포
의 행사기획대행권을 획득, 박람회 및 전시회기획대행사업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사업다각화는 대형 광고대행사에만 한정된 얘기가 아니다.

자본과 인력에서 열세인 중소 광고업체들도 신규사업을 찾아나서기는
마찬가지다.

예컨대 중견광고회중 하나인 나라기획은 월트디즈니아이스쇼 초청공연 등
공연사업을 적극 추진, 대형 광고회사 못지 않게 활발한 사업다각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광고회사들의 사업다각화는 일반 기업들의 문어발식 사업확장과는 성격이
다르다.

광고회사들이 벌이고 있는 다각적인 사업영역은 기본적으로 광고회사
본연의 업무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광고회사들의 사업다각화는 광고대행 과정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다.

다양한 업체의 수많은 상품을 대상으로 광고대행을 해주다보니 그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성향이나 라이프사이클의 변화 등에 대한 자료를
충분히 축적, 신규사업 진출시 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

대부분의 광고회사들이 마케팅 전략연구소를 따로 두고 있을 정도이다.

국내광고회사들은 단일 광고회사로는 세계최대인 일본의 덴쓰를 광고회사의
모델로 삼고 있다.

덴쓰는 광고회사 본연의 업무인 광고대행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전체
회사매출의 절반수준이다.

나머지는 공간개발 영상음반 스포츠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올리고 있다.

국내 광고회사들은 사업다각화라는 변신과 개혁의 배에 몸을 실었다.

이에따라 21세기에는 국내광고회사들중에서도 세계10대 광고회사랭킹에
오르는 회사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3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