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사장 구자홍)에 "회식문화를 바꿔라"는 특명이 떨어졌다.

12일 LG전자에 따르면 구사장은 최근 월례모임에서 "이제 회식문화가
바뀔때가 됐다"며 "앞으로 젊은 신세대의 신선한 아이디어로 다양한 회식
문화를 창출, 직원들간의 융화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는 것.

구사장은 이자리에서 "몸이 말을 듣지 않기 때문에 힙합과 같은 어려운
춤을 추는 자리만 아니라면 어떤 회식자리도 마다하지 않겠다"면서 "회식
이라는 명칭도 사무적이고 딱딱한 만큼 "파티"로 바꾸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까지 했다고 LG전자 관계자가 전언.

구사장의 이같은 지시는 지금까지의 회식문화가 "삼겹살에 소주한잔을 걸친
후 단란주점이나 룸살롱"으로 일반화돼 있었으나 이는 다양한 신세대
직장인들의 욕구를 제대로 풀어주지 못해 회식문화가 겉돌고 있다는 판단
에서 비롯된 것으로 LG전자 직원들은 해석.

실제로 최근 신세대와 구세대간의 회식문화가 일치하지 않아 간부급들은
삼겹살에 소주를 찾는 반면 신세대들은 영화나 포켓볼 볼링 등 레저활동과
함께 재즈바나 레게바를 선호, 저녁식사 이후에는 아예 따로 회식을 하는
경우까지 생겼다는게 LG전자 관계자의 설명.

LG전자 관계자는 이에따라 LG전자 홍보팀의 경우 최근 가을 야유회와
회식을 겸해 산정호수에서 서바이벌 게임을 즐겼으며 다른 팀들도 전형적인
회식 대신 레게바나 재즈바 등으로 회식장소가 바뀌고 있다고 소개.

< 김낙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