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간의 통화통합 방안은 두가지를 상정할 수 있다.

사회주의체제에 따른 가격(임금포함) 왜곡 및 통제를 없앤뒤 통화전환을
시행하는 경우와 통화통합을 즉각 시행하는 경우다.

그러나 1~2년을 넘어서는 장기간에 걸친 통화통합방식은 즉각적인 통합에
비해 시간 외에도 비용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선 북한지역의 가격왜곡과 통제를 없애는 과정에서 급격한 물가상승이
유발된다.

이 경우 북한주민의 임금과 연금도 올라가 대규모 재정지원이 필요한데
이는 남한의 주민들이 "주머니"에서 나올 수 밖에 없다.

또 남한통화가 지나치게 높게 평가돼 통화투기와 북한주민의 대량이주
사태를 유발시킬 수 있다.

특히 대외적으로 태환성 보장에 문제가 있는 북한화폐를 계속 사용할
경우 북한지역에 대한 남한기업 및 외국의 투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통일이 실현될 경우 가격왜곡과 통제가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라도
곧바로 통화통합을 실행하는 것이 경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남북한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할 때 통일직후에는 경제의 안정화에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통화전환과정에서 과잉통화유발을 최대한 억제시킬 수 있는
화폐교환비율 설정이 중요하다.

남북한의 생산능력비율과 통화량 등을 근거로 할 때 남한원 대 북한원의
교환비율은 2백29대 1에서 2백27대 1의 수준이 적정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이는 북한무역환율(94년기준)이 2.2원(북한)대 1달러(미국)인 것에 비해
상당히 저평가되는 것이다.

한편 사회주의체제하에서는 국가단일은행이 중앙은행기능과 상업은행기능을
함께 수행해왔기 때문에 북한의 조선중앙은행으로부터 중앙은행기능을 분리,
한국은행에 통합시키고 조선중앙은행과 여타 은행들을 상업금융기관으로
유도해야 한다.

국영기업에 대한 많은 대출로 인한 채무로부터 북한은행을 자유롭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북한금융기관들은 특히 상업어음이나 환매채(RP)등 자본조달이 가능한
수단이 없기 때문에 통합직후에는 북한금융기관들에 대해 자본조달이 가능할
수 있게 일정금액을 할당해주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 통합초기에 북한지역에 막대한 사회간접자본시설 공사가 요구되는 만큼
장기개발금융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개발금융기관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이와함께 남북한 경제의 신속한 동질화를 위해서는 북한주민들에 의한
중소기업창업이 활성화돼야 하는 만큼 북한주민들의 금융수요를 어느정도
충족시킬 수 있는 창업지원금융도 중요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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