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최정원(28)씨.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9월27일~17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
조연인 아니타로 출연중인 그는 요즘 공연이 끝날 때마다 누구보다 많은
박수를 받고 있다.

관객들은 정열적인 노래와 춤으로 무대를 휘젓는 그에게 남녀주연에게
보다 더큰 박수를 보낸다.

"일단 무대에 서면 저는 더이상 최정원이 아닙니다.

이번 작품에선 푸에르토리코 출신 건달두목의 아내역입니다.

정열적이고 섹시한 이미지를 발산하는게 제 역할이지요"

그는 샤크파와 제트파가 춤 실력을 뽐내는 댄스파티에서 플라멩코와
맘보를 남미인보다 더 잘춘다는 얘기를 들었다.

열정이 넘치면서도 부드러운 몸놀림으로 "남미 댄서 아냐"라는 말을
듣기도.

까무잡잡한 피부, 검은 머리, 빨아들일 것같은 큰 눈동자까지 어우러져
보는 이의 숨을 멎게 만든다는 평.

"이번 무대를 통해 연기력이 부족한 배우라는 인상을 말끔히 씻어버린게
가장 큰 소득입니다.

"연기론"의 제1원칙인 연습과 배역 몰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우친
기회였습니다"

87년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뮤지컬배우로 나선 뒤 "아가씨와 건달들"
"사랑은 비를 타고" "브로드웨이 42번가" 등 9편에 출연했다.

95년 한국뮤지컬대상 신인여우상, 96년 여우조연상, 97년 관객들이 뽑은
인기스타상등 굵직한 상을 받았다.

단역에서 출발, 조연으로 활동해온 그가 내년초엔 주연으로 우뚝선다.

살롱뮤지컬 "지상에서 부르는 마지막 노래"에서 불치병에 걸린 남자의
애인역을 맡는 것.

톡톡 튀는 역을 주로 해온 그에게는 일대 변신인 셈이다.

"이번 작품이 끝나면 내년봄까진 저는 시한부인생을 사는 남자를 돕는,
따뜻한 가슴을 지닌 처녀로 다시 태어납니다.

한권의 시집을 읽는 듯한 현대판 동화를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 박준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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