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경영환경은 늘 변화하며, 특히 오늘날 그 변화의 속도와 폭은
빠르고 광범하다.

기업이 급변하는 환경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것은 생존전략의 핵심이자
당면과제다.

자본주의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역은 바로 기업이다.

그런데 그러한 기업의 연령이 사람의 연령으로 치면 몇살에 해당되느냐를
조사한 결과는 우리나라 기업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자매 주간지인 "한경비즈니스"가 독자적인 분석모델을 통해
국내 상장기업 5백99개사의 "96년 기업연령"을 산출한 바에 따르면(29일자
본지) 한국기업은 지난 94년에 비해 많이 늙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연령은 지난 3년간 매출액증가율 임원평균연령 설비연령 등을
지수화해 나이로 환산한 수치다.

기업별 업종별 부침은 심했지만 전체적으로 볼때 한창 활동적인 나이에
해당되는 40대 기업은 94년의 32.3%에서 96년에 28.9%로 줄어들고, 정년에
가까워진 50대 기업은 94년의 16.3%에서 23.5%로 크게 늘어났다.

30대에 해당하는 기업은 94년의 45.4%와 비슷한 수준인 44.2%를 차지했다.

최근 국내 경기가 침체되면서 매출액 증가율이 둔화되고 설비투자도 부진,
설비연령이 높아진 것을 나타내고 있다.

기업연령이 젊다는게 그 기업이 우량하다는걸 말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의 역동성과 성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가 된다.

또한 기업연령이 높아졌다는 것은 기업이 활력을 잃고 있다는걸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경제가 성장을 지속하려면 기업이 활력을 찾아야 한다.

기업이 활력을 찾으려면 기술개발및 설비투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야
한다.

이러한 생산적 투자가 늘어나지 않고 경쟁력을 강화하거나 유지할수 있는
방법은 없다.

경제를 흔히 화초에 비유하기도 한다.

환경을 잘 조성해주면 화려한 꽃을 피우지만 그렇지 않을 땐 시들고
만다.

경제활동의 주역인 기업에 왕성한 투자의욕 기업의욕을 고취시켜야 한다.

사람은 나이가 들고 늙으면 아무리 건강에 주의를 한다 해도 다시 젊어질수
없고 수명이 다할 시간은 가까워온다.

하지만 기업은 이와 다르다.

기업연령이 높아졌다고 해서 기업이 쇠망의 길로 간다는걸 의미하는건
아니다.

기업이 환경변화에 대응을 잘 해서 경영혁신과 자기변신을 거듭하면 다시
젊어질수 있고 젊다가도 잘못 대응하면 급속히 늙어갈수 있는 것이다.

부실기업에서 청춘기업으로 되살아난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기업이 어떻게 변신해서 경영의 질을 높이느냐는 것은 기업스스로의
몫이다.

그러나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정부를 비롯한 국민들의
몫이기도 하다.

기업에 좋은 것이면 국민경제에도 좋은 것이라는 믿음이 확산될수 있어야
기업이 살고 국민경제는 뻗어나간다.

기업이 젊어질수 있고 활력을 유지할수 있는 길을 찾는 노력은 끊임없이
펼쳐져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