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재벌은 아니지.아버지가 재벌이지 나는 언제나 별로 큰 돈이
없는걸"

"그래도 나는 그런 빽이 있으면 좋겠어요"

"오히려 불편할때가 더 많아. 이혼도 내 마음대로 안되고 결혼도 사랑도
그래. 자유가 없어. 체면이 먼저야. 돈이 있다는 것이 마치 무슨 죄가 되는
것같은때도 있어. 나는 가끔 울고 싶어 내마음대로 안되니까.

백 그라운드 그런것 거치장스러운 옷이야"

"참 지영웅 코치하고는 무슨 일이 있었어요?"

"왜? 무엇이 궁금해?"

"나는 요새 그형의 뒷처리 해주느라고 바쁘니까요"

"방귀는 그가 뀌고 우리 영치씨는 애꿎은 뒤치다꺼리만 하나봐"

"그래도 그형은 나에게 특별한 사람이거든요"

"어떻게?"

"잘나가는 형들은 어디 동생들 챙겨주나요? 그형은 나를 챙겨주니까요"

"지가 먹기 싫은 떡을 주는 것이겠지? 여하튼 지코치는 나에게 그렇게
해서는 안돼.내가 바로 지코치의 비엠더불차를 선물한 바로 그여자거든"

"아 이제야 비밀이 벗겨졌구나.

그러면 그렇지.그형이 제 돈 주고 비엠더불을 살사람이 아니었거든요.

아무튼 그형은 그차를 교외에 갈때외에는 안타요.

긁힐까봐 그런대요"

"하하하 지코치가 그렇게 얌전한데도 있어요?"

"그형이 얼마나 규모가 있는데요.

집에도 누구 안데리고 가구요.

긁히면 100만원 뜬다고 늘 지하에 모셔놓고 즐기기만 하는 좀 괴짜
형이지요"

그들은 침대에 누운채로 지영웅이야기만 한다.

영치는 아줌마와 이야기를 하는것이 재미있고 옥경은 지코치의 정보를
그에게서 조금이라도 더 듣는것이 더 흥미롭다.

아니 반드시 지영웅을 재탈환해야 된다.

"지코치 요새 어떤 여자하고 노는거야?"

"나도 그건 몰라요.

아무튼 모든 관계를 끊고 당분간 프로따는 일에만 전념한대요.

특별한 여자가 생긴것은 틀림없는 것 같지만,그 속을 누가 알아요?"

"영치보기에도 그렇지?"

"하지만 나는 너무 비참해요.

왜 나하고 이렇게 단둘이 누워 있으면서 그 형 이야기만해요? 나는
뭐 지형보다 못한 줄 아세요? 나이도 더 꽃띠고. 이래봬도 나에게도
죽겠다는 여자들이 있어요"

그때서야 옥경은 영치의 깔끔한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남자도 이세상에는 있구나 싶다.

하지만 아름다운 외모밖에는 어필하는 것이 없다.

계집애 같아서 도무지 성적인 엑스터시가 안온다.

옥경은 또 그가 지코치보다 훨신 못해서 다시 실망하고 지영웅을
찾아갈까봐 겁난다.

옥경은 자기가 지금 지영웅 신드롬에 걸렸다고 자조한다.

지가 뭔데? 나를 이렇게 울려, 악마같은 인간!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