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차량의 고급화다.

특히 이번 모터쇼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폴크스바겐의 골프, 오펠의
아스트라, 시트로앵의 사라 등을 볼 때 중소형차라고 해도 충분한 편의사양
및 안전사양의 확보없이는 유럽시장에서 성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차체의 고급화다.

우선 차체 전체에 아연도강판을 사용하는 차량들이 늘어나고 있다.

오펠의 경우 아스트라의 차체에 모두 아연도강판을 사용해 차체에 대한
보증기간을 12년으로 늘려 놓았다.

폴크스바겐의 골프도 마찬가지다.

대형차에서는 차체 전체에 아연도강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나 소형차에
이런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처음이다.

프레임을 알루미늄으로 만든 소형차도 나왔다.

아우디는 소형차 AL2의 프레임을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차체 무게를 일반
소형차보다 2백50kg 정도 가벼운 8백50kg까지 내렸다.

실내도 고급차와 맞먹을 정도로 고급이다.

벤츠 A클라스는 벤츠가 처음 만든 최소형급 다목적 자동차이지만 외부는
물론 실내장식도 웬만한 최고급차에 육박한다.

소형차이면서도 가격은 중형차와 비슷한 3만마르크 이상으로 결정된 것만
봐도 어느 정도 고급화에 신경을 썼는지 쉽게 알수 있다.

폴크스바겐 골프, 오펠 아스트라, 시트로앵 사라 등도 실내의 안락함은
물론 고급 냄새가 물씬 풍긴다.

아직까지는 사양의 단순화를 통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차가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많이 팔리고 있으나 이번 모터쇼를 기점으로 해서
우수한 사양을 기본으로 한 가격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원가절감을 하되 필요한 사양은 모두 확보해야 한다는 이중적인 면을
해결해야 한다는게 자동차업계에 떨어진 새로운 과제인 셈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