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주문한 양과 실제 출고량이 너무 크게 차이나 애로를 겪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너무 많이 주면 재고부담을 안게 되고 덜 주면 자재부족으로
생산계획에 차질이 생깁니다"

"잘 알겠습니다. 그동안에도 우리로서는 수량 오차를 줄이려고 노력했지만
앞으로는 오차를 최소화하도록 더욱 힘쓸 것을 약속드립니다"

지난 6월 20일 서울 강남의 포스틸 본사 대회의실에서는 이런 대화가
오갔다.

매주 금요일마다 열리는 이 회사의 중역회의에서 한 거래선의 경영진과
전순효사장간에 오간 대화였다.

철강제품은 주문한 규격대로 자르다보면 전체 출하량이 주문량보다
많아지거나 적어질 수 있다.

그에따른 대금의 차이야 나중에 정산하면 되지만 자재과잉 또는 부족으로
인한 재고부담이나 생산차질은 순전히 수요업체가 떠안게 된다.

따라서 이런 오차를 줄여 달라는게 거래선의 요청이었고 전사장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전사장이 약속한 내용은 곧바로 시행에 들어갔다.

7월부터 주문량과 실출하량의 허용오차 범위를 종전의 10%에서 5%로 대폭
축소한 것.

이처럼 포스틸이 고객의 수요를 수시로 파악,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바로 이 회사의 독창적 고객만족 경영프로그램인
"고객이사제"다.


<>.구성

고객이사제란 거래선의 경영진을 비상근 이사로 위촉, 회사의 영업전략 및
제도개선에 참여케 하는 제도로 작년 11월 포스틸이 국내최초로 도입했다.

"고객이 곧 회사의 주인"(전순효사장)이라는 영업서비스 정신을 현실로
도입한 파격적인 고객만족(CS) 시스템이다.

현재 포스틸의 고객이사는 "철강중소기업경영자 클럽" 임원 및 우수고객사
경영진 등 모두 18명.

이들은 매주 금요일마다 열리는 영업관련 임원회의에 윤번제로 3명씩 참석
한다.

이 자리에서 고객이사들은 포스틸의 영업정책과 제도에 대한 의견 및 애로
사항은 물론 포스틸과의 협력증진 방안, 경제동향과 철강시황 등 폭넓은
분야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 성과

포스틸이 그동안 이들 고객이사의 의견을 받아들여 경영에 반영한 사례도
한 두건이 아니다.

우선 작년 11월 첫회의때는 중소기업의 자금난해소를 위해 외상기간을
연장해 달라는 요청에 따라 올 1.4분기까지 외상기간을 10~20일간 연장해
주었다.

최근 기아자동차 협력업체에 대해 결제기일을 연기해 준 것도 고객이사의
제안에 따른 조치였다.

또 지난 4월에는 철강재의 품질수준을 보다 엄격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고객이사의 지적에 따라 즉각 품질실태조사를 실시한 후 두께 등 30대
과제를 선정해 포철과 합동으로 제조기술 개선작업을 추진중이다.

연초 회의에서는 한 고객이사로부터 "거래업무를 신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포철직원들의 업무처리 권한을 확대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이에 포스틸은 "담당자 전결제도"를 도입, 단순한 계약조건의 변경과
클레임처리업무는 상급자에 보고할 필요도 없이 담당자가 처리토록 권한의
하부이양을 단행했다.

이같은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포스틸의 고객이사제는 그저 고객의 이익
보호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공급자 입장에서는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각종 비효율을 수요자의 시선으로
찾아내는데도 큰 효과를 발휘한다.

다시말해 고객이사제는 고객과 공급자의 "공동선"을 추구하는 윈-윈전략인
셈이다.

< 임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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