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만사가 넘치면 모자람만 못한거다.

물질적 풍요와 넘치는 자유는 우리의 건전한 의식을 무참하게도
타락시키고 있다.

유부녀와 미망인들이 독신녀들이 거리로 나와 넘치는 자유와 물질적
풍요를 다스리지 못하고 나쁘게 타락도 하고 공허하게 도덕적으로 허물어져
간다.

병든 백영치를 신선한 사과처럼 베어문 여자들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에이즈에 걸려서 곧 사형선고를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도 자기들이 어느만큼 잘못되어가고 있는지 조차
가늠하지 못하고 타락하고 있다.

압구정동의 밤은 깊어가고 아편쟁이 아내를 맞은 호텔의 늙은 호래비
박사장은 이제 자기가 줏은 여자가 가능성없는 아편장이임을 알자 곧장
이혼을 해 버린다.

제인의 부모는 딸을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그들 죄없는 외교관 부부는 제인이 원하는대로 그녀를 다시 미국으로
보내버린다.

그것은 사실상 그녀에 대한 부모의 포기를 의미한다.

제인이 공항을 떠나던 날 그래도 두주일쯤 살은 정을 생각해서 박사장이
자기차로 그녀를 배웅했다.

"나는 이제 서울에 안돌아와요. 희망이 없어요"

제인은 울지도 않고 좋아서 날뛴다.

그녀의 아버지도 어머니도 아무도 공항에 나오지 않았다.

그들은 제인을 없었던 딸로 치부하고 그들만이라도 살아가야할 딱하고
절망적인 부모가 되었다.

박사장은 그녀에게 천불이 든 봉투를 주었다.

"아편은 조금만 양을 느리면 죽는다니까 살아갈 자신이 없으면 차라리
자살을 해요"

그는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그녀가 그가 한마디의 말도 없이 이혼한
부인을 데려다 준것에 감사하며 해롱거리는 속에 비행기를 타러 들어간다.

"안녕 내사랑 부디 건강하세요. 아이러부유 기운이 있으면 편지할께요.
아무튼 친절 고마워요"

그녀는 사람들이 있거나 말거나 박사장을 붙들고 소리가 나게 뽀뽀를
날린후 안으로 사라진다.

박사장은 눈물이 글성해서 그녀가 남긴 입술연지를 행키로 닥으며 눈물이
글성해진다.

아편만 아니면 얼마나 아름답고 고결한 숙녀인가? 제인은 그러나
소리없는 침묵속에 사라지기 위해 부모들도 안 나온 공항에서 죽음의
이별을 고하고 떠났다.

박사장은 악몽과도 같은 제인과의 이주일의 결혼생활에서 아주정신이
다 빠져 버렸다.

두차례의 검찰의 기습적으로 집안을 온통 수색당하고 그녀가 다이아몬드
까지 팔아서 아편을 사모은 트렁크를 귀신을 담았던 통처럼 진저리치면서
밖으로 내다버렸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