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회장을 비롯한 회장단은 이날 회의 직후 전경련회관 19층 경제인클럽에서
합동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최회장은 "모든 이들의 염려 덕분에 빨리 회복될 수 있었다"고 말한 뒤
기아사태 등 재계 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조목조목 단호한 어조로
답변했다.

-건강문제와 관련, 최회장 은퇴설이 돌기도 했는데.

<> 최회장 =빠른 시일 내에 건강을 완전 회복해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할
것이다.

재계를 위해 뛰고 기업경영에 힘을 쏟으며 최대한의 봉사를 할 계획이다.

-대선과 관련해 재계는 어떤 입장인지.

<>최회장=오늘 특별히 논의한 것은 없다.

재계로서는 정치비용이 적게 들기를 기대할 뿐이다.

정치자금과 관련해서는 투명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을 뿐이다.

-기아그룹의 정상화에 대한 생각은.

<> 최회장 =기아그룹의 문제는 개별기업의 문제일 뿐이다.

재계 멤버가 경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금리인하를 강조했는데 특별한 방안이라도 있는가.

<> 최회장 =국제화 시대이니 만큼 금융시장도 제대로 개방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금리는 자연히 내려간다.

<> 김우중 대우그룹회장 =이제까지 개방해서 망한 업종은 없다.

금융산업도 마찬가지로 봐야 한다.

우리 기업은 경쟁을 붙여놓으면 더 잘한다.

<> 조석래 효성그룹회장 =국내 금융산업도 이제 다른 산업에 기대서 살아
가선 안된다.

다른 산업에서 높은 이자를 받는 편안한 영업으로 경쟁력이 생길 수 없다.

-기아의 경우도 금리가 낮아지면 살아날 수 있나.

<>최회장=기아가 부도나면 당장 하청업체를 합해 20여조원의 돈이 돌지
않게 된다.

이런 최악의 사태는 막아야 할 것이다.

정부가 기아를 제대로 실사해보고 금리가 국제수준이 되면 살아날 수
있다고 판단되면 그 때까지 금융지원은 해줘야 할 것이다.

-최근 정부가 추진중인 각종 대기업정책에 대한 생각은.

<> 최회장 =기본적으로 시장경제에 맡기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정부가 기업경영에 간섭하려고 하면 일만 복잡해진다.

시장은 정부보다 더 냉혹하다.

스스로 경쟁이 안되면 도산이라는 엄벌이 가해지고 있는 것이다.

-(김우중 대우회장에게) 기아와 관련, 아시아자동차에 대한 인수의사는.

<> 김회장 =자동차 업체 하나가 망하면 국내 자동차업계 전체가 흔들거리기
때문에 기아가 요청해 오면 협조하겠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다.

우리가 상용차 부문이 없으니 (적극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추측들을
하고 있는데 잘못된 생각이다.

다만 기아그룹이 아시아자동차가 자기 회사에 도움이 안된다고 판단한다면
아마 우리에게 인수를 요청할 것으로 본다.

-기아특수강의 3사 공동경영계획은.

<>김회장=기아특수강 제품을 대우 현대 기아 3사가 쓰면 가동에 차질이
없다는 보고를 들었다.

그래서 공동경영원칙에 합의한 것이다.

누가 경영하느냐는 아직 합의하지 않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경영을 한다면 현대가 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생각한다.

< 권영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