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한국인의 간 건강을 크게 해치고 있다.

간염 간경변 간암이라면 펄쩍 뛰면서도 어쩔수없이 술자리를 하게되는게
직장인들이다.

주당들에게 제일 먼저 찾아오는 적신호는 지방간.

수일간 계속해서 2홉짜리 소주 반병(절대알코올량 40g)을 마시면 지방간이
나타날수 있다.

웬만큼 술을 즐기는 사람은 절반 이상이 지방간이 있다는 통계가 있다.

증상이 가벼우므로 직장정기검진때 비로소 알게 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성인이 하루에 처리할수 있는 총 절대알코올량은 체중(kg)x2.4g이다.

체중이 60kg이라면 1백44g의 알코올을 처리할수 있다.

그러니까 하룻밤에 소주2병 정도는 간이 해독해낼수 있다.

그러나 쉬지않고 음주한다면 간기능이 회복될 틈이 없으므로 병에
걸리고 만다.

하루 80g의 알코올을 초과해 연일 먹으면 간에 병이 생기기 쉽다.

간은 인체를 구성하는 거의 모든 물질들이 한번쯤 거쳐가는 화학공장이다.

간이 알코올을 해독하느라 지치면 간에 들어와있던 중성지방이 다른
물질로 대사되거나 배출되지 않고 간에 쌓이기 때문에 지방간이 생긴다.

또 술과 함께 먹는 안주가 고지방인데다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은
상대적으로 적어 알코올분해효소의 원천인 단백질이 부족해지고 전반적인
대사율이 떨어지는 것도 원인이 될수 있다.

지방간의 가장 큰 원인은 음식과잉섭취로 인한 비만이며 약물 당뇨병
선천성대사이상으로도 생긴다.

약물중 지방간을 일으키는 것은 알코올 인 항생제 사염화탄소 부신피질
호르몬 해열진통제 등이며 이중 가장 중요한 해를 입히는 물질이 알코올이다.

지방간은 정상 간 무게(평균1.5kg)의 5%이상이 지방으로 대치된 상태다.

지방은 밀도가 작기 때문에 지방간은 전체 간부피의 30~50%를 차지하며
심지어 두배이상 커질때도 있다.

간세포에 축적된 지방은 간세포사이에 있는 미세혈관과 임파선을 압박,
혈액과 임파액의 순환을 방해한다.

결국엔 간에 산소와 영양공급이 부족해 간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지방간은 수일 내지 수주간 금주하면 완전회복되므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 크게 우려할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 알코올해독능력이 떨어지고 만성간염에
노출돼있거나 걸린 사람이 많으므로 나중에 큰병으로 도질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급성지방간은 간세포를 파괴할수 있다.

알코올과 그 분해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는 간독성을 띠어 간세포를
파괴시킨다.

이자리에 염증과 흉터가 남고 결국 간염증지수인 GOT GPT치가 올라가며
황달 간부종이 나타날수 있다.

이를 알코올성 간염이라 하는데 이때부터는 절대금주가 필요하다.

더욱 심해지면 알코올성 간경변이 나타나는데 간복수 식도정맥류출혈
사지부종의 증상이 나타난다.

파탄적인 알코올중독자에서나 찾아볼수 있는 심각한 증세다.

이밖에 알코올은 췌장염 심근부전증도 유발할수 있다.

또 뇌의 신호전달체계를 교란시키고 뇌세포를 변성시켜 뇌신경기능퇴화를
가져온다.

평소 술을 절제할줄 아는 건강한 사람이라면 이상의 간질환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건강염려증만 생겨 정신만 피곤해질 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