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세상은 현실과 가상으로 양분되는 듯한
느낌이다.

사이버 (Cyber)라는 접두어가 붙은 낱말들이 무수히 등장하여 현실과
가상이 어지럽게 혼재하고 있다.

사이버는 꿈처럼 현실과 유리된 것이 아니고 또다른 현실로 생활속에
파고드는 것이다.

그중의 한가지가 사이버 상거래이다.

온라인으로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은 기본적으로 세가지가 있다.

첫째로 판매하기 가장 좋은 상품은 정보 (information)이다.

이것은 반환할 수 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고 즉시 배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디지털 비트의 조합을 반환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정보는 또한 아무리 판매해도 재고가 줄어들지 않는 특성이 있다.

두번째 상품은 서비스 (service)이다.

이것도 반환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구두를 닦거나 안마를 받았을때 이것을 반환할 도리는 없다.

다만 신뢰가 중요하다.

믿음을 쌓는 방법은 온라인으로 불평을 해결하는 방책이 필요하다.

셋째 상품은 재화 (hard goods)이다.

재화는 속성상 모두 반환할 수 있다.

일부는 되팔수도 있다.

재화는 온라인 환경에서 가장 판매하기 어려운 상품이다.

그것 자체를 디지털화 할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판매행위와는 별도로 배달절차를 밟아야 한다.

술 담배처럼 일부 계층엔 판매할 수 없는 법적제한도 있다.

판매하기는 어렵지만 일반인들의 실생활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재화의 온라인거래이다.

이래서 각종의 사이버 상점들이 속속 탄생하고 있다.

얼마전 개점한 "교보 사이버서점"도 그중의 하나이다.

사이버서점은 책이라는 재화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차원을 넘어 방대한
정보제공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서비스를 곁들인 재화의 판매라고 볼 수
있다.

50만종에 이르는 서적정보를 집에서 체크할 수 있고 차비와 시간을
들이지 않고 책을 살수있는 편리함이 대단하다.

필요한 책을 찾으려면 한나절은 족히 걸렸는데 책안내 서평 논평기사까지
금세 찾을 수 있어 좋았다는 한 이용자의 말이 그럴듯하다.

사이버서점이 처음엔 불편했지만 지금은 보편화된 신용카드처럼 일상화
되길 기대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