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거래자가 외화송금을 요청했다가 이를 취소한 경우 본의아니게 은행에
손해를 줄수도 있다.

이때 은행대출을 받으면서 부동산에 포괄근저당을 설정해준 사람이 이처럼
외화송금을 취소함으로써 장래 은행에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자.

이 경우 은행이 입을 가능성이 있는 손해가 포괄근저당의 피담보 채무범위에
포함되나.


<> 사례 =김영환(61.가명)씨는 94년 5월31일 A은행으로부터 기업일반자금
15억원을 대출받으면서 대표이사 박철호(38.가명)씨와 그의 처 손지순
(36.가명)씨가 소유한 부동산을 A은행에 담보로 제공했다.

이때 A은행은 채권최고액을 25억원으로 하는 포괄근저당을 설정했다.

아울러 김씨는 이 부동산중 나대지에 대한 지상권을 설정해주었으며
포괄근보증(보증한도 미정)도 했다.

한편 8월5일 김씨는 A은행에 B은행의 수취인계좌(결제일 8월8일)로 미화
90만달러를 송금해줄 것을 의뢰했다.

이에 A은행은 환거래은행인 C은행으로 송금전문을 발송하고 B은행도 C은행에
이를 확인했으나 다음날 김씨가 A은행에 이 송금의 취소를 요청하자 A은행은
그 금액을 되돌려받았다.

그러나 B은행이 8월8일(결제일) 수취인에게 송금예정액을 지급한후 이를
C은행에 청구함에 따라 B은행과 C은행간에 지급금액의 책임소재를 둘러싸고
분쟁이 발생했다.

A은행은 95년 8월11일 김씨에게 B은행과 C은행간에 미국법원에서 소송이
계속되고 있음을 알렸으며 8월18일에는 C은행의 패소하고 A은행에 배상책임이
돌아올 경우 김씨에게 배상책임이 있다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김씨가 A은행의 통보내용이 부당하다고 항의하자 A은행은 9월이후
김씨와의 제반거래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김씨는 A은행에 대출금을 완제하는 조건으로 부동산에 대한
은행의 근저당권및 지상권 설정등기의 말소절차를 이행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A은행은 이를 거절했다.


<> 조정결과 =이번 분쟁의 쟁점은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범위이다.

A은행은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이 김씨의 대출에 대한 담보용임을 인정
하면서도 계약서의 피담보채무범위에 "외국환"이 들어있으므로 김씨의 외화
송금을 취소함에 따라 장래 발생할지도 모르는 김씨앞 손해배상채권도 피담보
채무범위에 포함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외화송금은 여신거래가 아니고 <>계약서가 여신관계약정서식의
하나이며 <>피담보채무범위가 여신거래와 관련된 채무로만 한정된 점 등을
고려할때 외화송금이 취소됨으로써 김씨가 장래 A은행에 부담하게 될지로
모르는 손해배상채무가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범위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로는 대출금만이 존재한다고 봐야 한다.

또한 부동산중 박씨와 손씨 공동소유의 나대지에 설정된 지상권도 담보의
실익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므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가 변제되면
A은행이 이 지상권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

결국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인 대출금이 전액 변제되면 담보부동산에 대한
A은행의 근저당권및 지상권 설정등기는 말소되는 것이 타당하다.

< 정한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0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