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브랜드는 어떻게 해서 탄생하는 것일까.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가다 문득 떠오른 것일까, 아니면 TV를 보다
순간적으로 스친 아이디어일까.

대답은 노(NO)다.

브랜드 네이밍 작업은 치밀하고 철저한 전략과 계획속에서 이뤄진다.

브랜드네이밍 작명기법은 이렇다.

1단계는 제품에 대한 배경 브리핑을 받고 시장조사에 나서는 것.

네이밍을 의뢰한 회사의 특성, 중장기 발전전략, 제품특성, 경쟁사 상황
등 전반적인 현황을 파악한다.

또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과 유통과정, 소비자들의 태도 등에 대한
각종 자료를 수집한다.

2단계는 네이밍 컨셉트(개념) 설정과 발상을 통한 아이디어 수집.

네이밍회사는 제품의 컨셉트롤 결정한뒤 여기에 맞는 각종 키워드를
뽑아낸다.

다음으로 키워드와 연관된 자연어와 합성어들을 여러 서적이나 비축한
데이터베이스에서 찾아낸다.

여기에 아무런 의미는 없지만 짜임새가 좋고 발음하기에 편한 조어들을
첨가한다.

이 단계에서 몇백개에서 몇천개의 단어가 쏟아진다.

이와함께 자체적으로 보유한 프리랜서를 동원해 아이디어를 수집한다.

일명 프리랜서로 불리는 이들은 대학생 주부에서 의사 박사 유학생 등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각 브랜드네이밍회사들은 재치가 뛰어나고 아이디어가 많은 프리랜서들을
다수 보유해 아이디어를 얻으면서 자연스럽게 반응조사까지 겸하고 있다.

3단계는 여러 후보 이름들에 대한 법률적 검색과 우수후보안 결정.

선택한 브랜드명이 이미 타회사가 상표등록을 한게 아닌지 법률적으로
검토한다.

또 마케팅적으로 적합한지 여부도 조사한다.

이런 과정에서 다수의 이름들이 탈락한다.

이렇게 하여 보통 4~5개 정도가 후보작으로 남는다.

4단계는 각종 반응조사와 최고경영자에 대한 보고.

후보작이 선정되면 우선 브랜드 네이밍을 의뢰한 회사 실무진들과 협의를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반응조사도 함께 병행한다.

여기서 나온 결과를 마지막으로 최고경영자에게 보고해 결정을 맡기면
브랜드네이밍 작업은 끝이 난다.

브랜드네이밍 전문업체인 브랜드메이저의 황은석(38)사장은
"브랜드네이밍의 주안점은 우선 잘 팔리도록 해줘야 한다.

또 마케팅의 방향까지 설정해준다고 할 수 있다.

여러 경쟁자가 혼전을 보이는 상황이면 튀어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2위업체인 경우에는 1위업체와 비슷하게 따라가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도록 이름을 짓는다.

이와함께 최고경영자와 제품소비자간의 갭(Gap)를 극복해주는 역할도
담당한다"고 말했다.

< 한은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