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석유화학, 조선, 반도체 등 우리 경제의 핵심산업이 모두
과잉투자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금융연구원은 8일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최고 20% 이상의 과잉설비
상태가지속되고 있어서 해당기업의 채산성이 크게 악화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연구원의 이충언연구위원은 "설비투자의 현황 및 대응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 작년말 현재 국내 주요산업중 자동차산업 및 직물산업의
과잉설비율은 이미 20%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과잉설비율이란 수출에다 내수를 합친 총수요를 설비능력과 비교한
것으로 설비능력이 총수요를 충족시키고 남는 불필요한 생산시설비율을
의미한다.

또 석유화학 및 조선산업은 12~15%, 반도체 및 철강산업은 4~6%에 이른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투자한 결과 초래된 과잉투자로
기업의채산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생산의 채산성 지표인 전체 산업의 설비투자액 대비 경상이익을
일본과 비교해보면 지난 90~95년중 일본이 12%인 반면에 한국은 6%로
이익률이 일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특히 지난 94~95년중 세계 반도체경기의 호황으로 국내
반도체업체들이 거둬들인 대규모 이익을 감안하면 작년 이후의 채산성
악화는 더욱 심각할것이라고 추정했다.

금융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이 장치산업 위주로 중화학공업에 집중투자하는
것이 설비과잉 및 채산성악화를 초래하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일례로 95~96년도의 설비투자중 중화학공업의 비중이 일본은 64%인 반면에
한국은 이보다 8%포인트가 높은 76%에 달했다.

금융연구원은 지금까지는 국내 산업별 과잉설비 수준이 산업합리화 지정
등이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삼성의 자동차산업 투자 등
현재 계획중이거나 진행중인 설비투자를 감안하면 조만간 이같은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연구위원은 따라서 산업의 과잉설비사태가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려면
기업들이 선단식 업종다각화 전략보다는 소수의 전문업종에 특화해 신기술
개발 및 생산공정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식으로 투자전략을 전환하고
정책당국도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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