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의 별들".

9일 개막되는 제57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국내 자동차 관련 그룹의
총수및 최고경영진이 "열외 1명 없이" 전원 참석한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김석준 쌍용그룹 회장,
정몽규 현대자동차 회장등은 물론 당초 불참할 것으로 알려진 김선홍
기아그룹 회장까지 뒤늦게 참관을 결정했다.

자동차 업계 수뇌부들이 프랑크푸르트에 총출동하게 된 것은 선진 메이커들
의 최첨단 차종을 통해 세계 시장의 기류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다.

또 자사 홍보,해외 합작사업의 강화,세계자동차 업계 거물들과의 교류등을
위해서도 모터쇼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표면적 참관 이유외에도 최근 기아사태와 관련, 모두 이해
당사자인 이들 총수간에 모종의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번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이래저래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 이회장은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IOC총회를 마치고 7일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다.

이회장은 14일까지 현지에 머물면서 임경춘 삼성자동차 부회장과 함께
세계적 명차들을 둘러보는 한편 대외협력 강화를 위해 세계 유명 자동차
메이커의 최고 경영진과 접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기업 총수중 가장 바쁜 해외 출장일정을 갖고 있는 대우 김회장은
9일 하룻동안만 모터쇼를 참관하고 10일께 귀국할 예정이다.

대신 프레스데이 연설등 모터쇼의 주요 행사는 김태구 대우자동차 회장이
맡는다.

쌍용 김회장은 8일부터 11일까지 프랑크푸르트에 머물면서 승용차 "체어맨"
과 독일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코란도"등을 홍보하고 쌍용의 대유럽
진출전략 등을 소개한다.

김회장은 또 이 기간중 해외 협력선인 벤츠의 유르겐 쉬림프 회장과 만나
자본제휴 확대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사정상 당초 불참키로 했던 기아 김회장은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주정부가 합작사업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방문을 요청함에 따라 "참관"으로
급선회했다.

김회장은 10일 기아전시관 프레스데이 행사를 마친후 "기아 발티카" 공장이
있는 칼리닌그라드 주정부를 방문, 코르벤코 주지사와 합작사업 이행방안을
협의한다.

지난 6일 출국한 현대자동차 정회장은 신차 아토스의 소개와 현대의 유럽
시장 판로확대 전략 홍보등에 주력한 뒤 11일께 귀국할 예정이다.

정회장은 또 모터쇼 기간중 베른트 피쉐트쉬렌더 BMW회장과 만나는 등 세계
자동차업계의 최고 경영진과 협력관계를 모색하고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F1 그랑프리 모터레이스도 참관할 계획이다.

< 윤성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