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대기업에 다니는 박성하(37)씨는 매년 가을이면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어머니(정순엽.68)를 위해 경동시장에서 한약을 지어 보낸다.

예년 같으면 시간을 쪼개 직접 들고 갔지만 올해부터는 전화 한통화로
가능하게 됐다.

1만여원만 들이면 한약방에서 택배를 이용, 대전 어머니댁의 안방까지
배달해주기 때문이다.

물류산업의 꽃으로 불리는 택배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생활 깊숙이
자리 잡아 가고있다.

상업서류 송달에서 시작된 택배서비스가 이제는 수산물 치료약 스키
골프택배에 이르기까지 다양화되고 있다.

전화 한통화만 하면 집앞까지 배달해준다.

지난 여름 대한통운은 휴가철을 맞아 배낭특송을 선보였다.

고객은 가벼운 옷차림으로 출발해 맨몸으로 돌아오면 된다.

무거운 짐가방이나 장비등을 호텔이나 휴게소등 미리 예약된 장소에서
손쉽게 찾을수 있다.

겨울철에는 스키특송도 인기를 끌고있다.

병원에서도 진료가 끝난뒤 몇시간씩 기다리며 약을 찾아갈 필요가 없다.

택배를 이용하면 조제약품이 집으로 전달된다.

갤러리에서 고가의 미술품이나 골동품을 구입할때도 택배(현대물류)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승용차에는 싣기 어렵고 버스를 타려면 취급하기 어려운 물건을
택배업체들이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가져다 준다.

불과 1~2년전만해도 일부 기업에서나 사용하던 택배가 이젠 일반인들의
심부름꾼이 됐다.

최근에는 지방자치단체들도 택배서비스로 주민 봉사에 앞장서고 있다.

대구 달서구청의 경우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을 위해 읽고 싶은 책을
집까지 배달해주고 있다.

단양군은 각종 민원서류를 가정까지 배달해주는 "즉결 민원서류택배"를
2월부터 시행중이다.

호적및 주민등록등초본 등 즉결 민원에 대해 낮 12시까지 신청하면 담당
공무원이 당일 오후 3시까지 배달해 준다.

수산물 유통업체인 인성식품은 주1회 수산물 택배서비스를 시행하고있다.

원양수산업체인 인성실업으로부터 곧바로 소비자로 연결함으로써 유통
단계를 줄여 가격을 낮춘것이 특징이다.

현재 회원제로 운영중이며 별도 가입비 없이 월회비 3만원만 내면 매주
1회씩 월4회 다양한 수산물을 배달해 준다.

현재 확보하고 있는 메뉴는 줄잡아 1백50여가지.

오징어찌개와 대구볶음, 골뱅이와 메로(일명 대구)등이 주메뉴다.

서울과 수도권 일대, 부산 등에서 서비스중인 인성식품은 현재 9백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요즘들어 약을 집까지 배달해주는 약택배제를 실시하는 병원이 늘고있다.

연초 경북대 병원이 처음으로 이 제도를 도입한 이후 원주 기독교병원도
지난 7월부터 약택배를 시행하고 있다.

이들 병원은 전국적인 배달망을 갖춘 택배사와 연계해 실시하고 있고
소비자 반응이 좋아 조만간 많은 병원이 동참할것으로 전망된다.

경북대병원은 지역에 따라 배달비용으로 2천5백원(시내구간)과
3천5백원(시외)을 받고있다.

약 택배의 경우 대부분 약을 대상으로 택배를 신청할수 있으나 주사제
마약류 물약 등 냉장성 약품은 택배가 불가능하다.

한약업의 메카 경동시장 뒷골목에도 택배 붐이 일고있다.

7백여 한약집이 밀집해 있는 한약상가에는 하루 1천여건의 택배수요가
몰린다.

넘쳐나는 수요를 채우기위해 대한통운을 비롯 한진 현대택배 동서배송 등
5~6개 전문업체가 이 근처에 영업소를 세웠다.

< 최인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