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철 < 국립기술품질원 기계전기 부장 >

국내에서 개발된 우수 기계류 부품 소재를 대상으로 추진중인 "세계우수
자본재지정사업"은 세계적으로 우위가능성이 있는 품목을 발굴 지원 육성
한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소수정예 자본재에 대한 특별지원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자본재산업의
우위를 확보해나가고 무역적자를 해소하기위해 마련된 것이다.

"세계우수자본재"는 국립기술품질원내에 산.학.연.관 등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세계우수자본재지정위원회에서 선정되며 세부적인 심의는 산.학.연.
관 전문가와 국립기술품질원 직원들로 구성된 실무위원회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선정대상은 크게 나누어 제품의 성능, 기술 및 가격경쟁력이 세계적으로
우위에 있어 접근가능성이 있는 품목 또는 단일품목으로 세계우수상품과
경쟁하여 수출가능성이 있는 품목, 수입품보다 고성능 다기능화되어 고부가
가치화할 수 있는 품목 등이다.

현재까지 20개업체 23품목이 신청돼 평가중에 있는 것을 예로 들면 명화
금속에서 신청한 "직결나사자동성형기"의 경우는 중소기업(종업원 1백5명)
에서 직접 개발(개발기간 약 1년)한 기기로서 기존 선진외국기기에 비해
제품생산량이 약 2배이상의 혁신적인 생산속도를 가졌으며 세계최초로 개발,
영국 일본 독일 등 세계시장에 진출해 수입대체 및 수출증대를 기하고 있다.

이 기기는 1회 왕복운동으로 2개 공정을 동시에 수행함으로써 가격경쟁력이
일본제품에 비해 세트당 3분의 1수준일뿐만 아니라 생산량을 2배수준으로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1조원정도로 추산되는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전망이 밝은 품목이다.

이와 같은 세계우수자본재는 기술과 품질이 중요시되는 기술집약적 산업
으로 일단 기술력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갖게 되면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어 수입대체는 물론 수출전략상품으로 육성이 가능하다.

앞으로 세계우수자본재를 올해부터 오는 2001년까지 5년간 20개품목씩
1백개품목을 발굴 지원해 세계최고의 자본재로 육성할 방침이다.

또 세계우수자본재가 세계적으로 알려질 수 있도록 자본재종합정보망
(Inno-Net)을 통해서도 홍보할 계획이다.

세계우수 자본재로 선정된 품목 및 업체에 대해서는 기술신용보증기금
등의 신용보증, 시제품개발자금, 산업기반자금, 외화대출 등 국산기계류
구입자금융자, 기계공제조합의 기계류하자보증, 정부 및 공공투자기관의
우선구매 등의 특혜가 주어진다.

또 창업지원기금융자, 기술지도, 중소기업구조개선사업지원, 국민은행의
운영자금지원, 기술원 설비이용수수료면제, 자본재관련 유공자포상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있게 된다.

한편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불황은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자본재
국산화의 미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본재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고서는 경제불황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리의 고질적인 대외무역수지적자를 해소하려면 국산화를 통해 자본재의
대외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이같은 공감대를 바탕으로 정부는 95년5월 우리자본재산업을 국산화차원을
넘어 수출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위한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자본재국산화사업은 정부나 재계의 어느 일방적 노력에 의해 달성된다고
볼 수 없다.

우리 자본재기술이 일본에 최소한 6년이상 뒤져있으며 품질면에서는
일본의 75%수준에 불과하다는 한국경제연구원의 조사결과는 앞으로 자본재
국산화사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준다.

자본재산업의 경쟁력확보를 최대 지상과제로 인식하고 꾸준한 연구개발
노력과 기술인력양성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