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사는 지난달 29일 연세재단빌딩 국제회의실에서 삼성경제
연구소와 공동으로 제8회 한경크리에이티브 포럼을 열었다.

"21세기 경영환경과 기업의 대응전략"을 주제로 한 이번 세미나에서는
"시나리오 경영"기법이 집중 소개됐다.

숨가쁠 정도로 몰아닥치는 경영환경 변화를 직시하는 한편 어떤 경영자세로
21세기를 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주제발표와 토론이 벌어졌다.

특히 이날 포럼에서 소개된 시나리오경영기법은 국내에서 널리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어서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삼성경제연구소의 윤순봉이사의 강연내용을 간추린다.

< 정리 = 김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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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 경영환경의 변화 ]

다가올 21세기의 기업경영여건은 전이적으로 바뀔 것이다.

노스트라다무스나 유토피아 같은 극단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겠지만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속도와 폭과 깊이의 변화가 일어나 과거의 장점이
미래의 단점으로 역전되는 단절의 시대를 맞게 될 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산업 기술 등 전반에 걸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며 그 메가트렌드는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첫번째 세상이 열리면서 국가간의 장벽이 무너지고 세계가 하나의
지구촌으로 통합된다(개방화).

안으로 열리면서 경영자원(사람 자본)이 급격히 국내로 유입될 것이며
밖으로 열리면서 세계경영이 정착되고 해외이전도 가속화된다.

둘째 세상이 거미줄처럼 네트워킹된다.

정보네트워킹 기술발달로 정보가 시공의 한계를 넘어 자유자재로 유통
되면서 물리적인 거리가 가상적으로 압축된다.

정보기술의 진전은 기업경쟁력의 요인을 바꿔 놓는다.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던 소품종대량생산의 강점은 더이상 핵심역량이 될
수 없다.

범위의 경제와 연결의 경제를 추구하는 다품종소량생산과 고객화대량생산이
강점을 발휘하게 된다.

또 정보화의 진전은 키 큰 피라밋 조직을 키 작은 수평조직이나 가상조직
으로 바꿔 놓는다.

휴먼네트워크의 역할도 중요해진다.

사람을 통해 지식이 전파되며 전략적 제휴나 인수합병(M&A)도 휴먼네트워크
를 근간으로 이뤄진다.

이런 네트워크는 사회전반적인 신뢰가 결여되면 엄청안 거래비용을 낳게
되므로 신뢰구축이 눈에 보이지 않는 인프라로 작용한다.

셋째 지식창조가 미래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한다.

지식의 창조가 바로 부가가치로 연결되는 뇌업사회가 열리며 고도의
창조력과 두뇌를 가진 골드컬러라는 창조적 소수가 출현, 전통적인 캐치업
전략의 한계를 돌파하고 기회선점경영을 주도해 간다.

넷째 세상이 복합화돼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새로운 가치가 창조된다.

개별기술들이 서로 복합돼 메카트로닉스(기계 및 전자기술의 복합),
케미카트로닉스(화학과 전자기술) 바이오캠트로닉스(생체 화학 전자기술)
같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한다.

고객의 니즈도 복합되면서 고객을 총체적으로 만족시켜주는 토털솔루션
서비스가 출현, 고객의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다섯째 상생의 시대가 열린다.

서로 경쟁하면서 한정된 시장을 다투는 제로섬게임은 종결을 고하고
서로가 힘을 합해 상승효과를 냄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다.

내부적으로는 기업과 종업원이 상생하는 인본주의 사상이 확산된다.

경영외부를 둘러싸고 있는 이해관계자와의 상생도 중요해진다.

기업과 고객, 주주, 사회와 상생해가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진행되면
자연환경과 상생하는 사회친화경영이 자리잡게 된다.

이처럼 상상을 뛰어넘는 짙은 안개 속 같은 환경변화에 적응, 기업이
생존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기존의 단답형 전략관행을 떨쳐버리고 시나리오형
으로 전략을 전개해 가야 한다.

엄청난 경영자원을 낭비하면서 세밀한 실행전략까지 수립한 후 이를
실행하는 마스터플랜형 방식으로는 급속한 환경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쥬라기 공룡처럼 멸종의 운명을 맞을 수 밖에 없다.

최종 목적지와 중간과정을 정한 후 지도와 정보채널을 확보하고 일단
출발하는 로드맵형 경영이 더욱 진가를 발휘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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