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직장인의 두려움의 대상인 컴퓨터에 내가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불과 4~5년 전이다.

어느 세미나에서 미국의 한 대학교수가 말한 "일류 시민과 삼류
시민론"을 듣고 난 다음부터다.

미래사회는 정보시스템을 활용할 줄 아는 정도에 따라서 시민계급이
일류와 삼류로 나누어진다는게 그 교수의 주장이었다.

그 이후 컴퓨터를 공부하기 시작한 나는 늦바람이 무섭다고 취미로
해오던 낚시까지 팽개치고 컴퓨터의 세계로 푹 빠져들고 말았다.

통신 삼매경에 빠져 그 즐거움을 만끽하던 중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에
접하게 되었고,같은 직장에 다니는 컴퓨터 마니아들과 정보의 바다 항해를
위한 준비를 하게 되었다.

인터넷 열풍이 한창이던 지난해 4월 컴퓨터와 통신을 사랑하는 네티즌의
가상 공간 동호회인 "인터동"이 태어났으며, 현재는 1백여명의 네티즌이
사내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정보 공유와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인터동 주민들"이라고 부르는 우리 회원들은 정보마을의 이웃처럼
별다른 꾸밈과 허식없이 묻고 대답하며 사이버 공간을 여행한다.

1년이 조금 넘는 동안 인터넷 기초교육,홈페이지 제작 특강을 실시했고
인터넷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개최한 정보사냥대회에는 2백여명
가까운 임직원이 참가하는 등 큰 성과가 있었다.

"인터동"의 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사내 네트워크에 게시판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컴퓨터 관련 자료 제공과 각종 CD롬을 대여하고 있다.

인터동의 활동방향과 계획을 세우는 전천후 전략가인 장재관 부장,
지칠줄 모르게 샘솟는 아이디어 창고인 총무 나상준 과장, 궁금한 건
못참는 Q&A 담당 한여현 과장, 회원들 실력 향상을 책임지는 강사 신동진
차장, 가족같은 분위기 유도에 타고난 재질이 있는 친교부장 최미정 과장,
돈줄을 쥐고 인터동 살림을 꾸려나가는 정지니 대리, 자료담당 김미성
대리와 나머지 인터동 주민들 모두 하나같이 인터동의 일꾼이며 주역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