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이란 나이에 특별한 의미를 두진 않습니다.

20대나 30대에 이처럼 좋은 음악친구들과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어도 기쁘기는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음악활동을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있습니다"

9월 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선.후배 음악인들과 함께 "7인의
남자들"이라는 이색연주회를 갖는 바이얼리니스트 김영욱씨의 변이다.

한동일 정명훈 강동석 조영창 양성원 최은식씨 등 쟁쟁한 스타들이
한무대에 서는 이번 공연은 그의 50회 생일(9월1일)을 축하하는 자리이기도
해 더욱 뜻깊다고.

95년 정명훈씨의 제안으로 추진된 이번 공연에서 김씨는 기획과 음악
감독을 맡았다.

7인 사이의 연락도 그의 몫이었다.

"프로그램 구성이나 지방공연 스케줄까지 모두 제게 일임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곡 위주로 레퍼토리를 정했습니다.

대중적인 곡보다 베토벤 "피아노3중주", 브람스 "피아노4중주" 등
앙상블의 효과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곡으로 골랐죠.

멘델스존의 "현악8중주"를 연주하고 싶어 금호현악4중주단에게 특별히
부탁했습니다"

리허설을 두세번만 하고도 제대로 된 앙상블을 들려줄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어떤 사람과는 10년을 사귀어도 잘 모르지만 어떤 사람
과는 한 순간에 마음을 터놓지 않느냐"며 음악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24일부터 시작된 연습시간엔 마치 한 사람이 된듯한 기분이 들 정도인
만큼 "멋진 호흡의 일치와 앙상블을 보여주겠다"고 얘기했다.

김씨는 61년 미국 커티스음악원에 입학, 이반 갈라미언을 사사했고 63년
유진 오먼디가 지휘한 필라델피아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통해 세계무대에
알려졌다.

현재 프랑스에서 활약하는 김씨는 서울공연 이후 캔사스시티 심포니,
푸에르토리코 심포니, 새크라멘토 심포니 등과 협연하고 내년 7월부터는
40년 역사를 자랑하는 보자르트리오의 일원으로 2년간 활동할 계획이다.

<송태형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