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유명 휴양지마다 찾아든 반갑지 않은 불청객인 극심한 교통체증,
바가지 상혼, 각종 쓰레기 등으로 유난히 무덥게 느껴지던 올 여름도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다.

교통체증에 시달리지 않고 안전한 열차를 이용하여 여름휴가를 다녀온 철도
고객들의 현명한 선택에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론 장비와 수송노선이
더 있었더라면 좀더 많은 사람들이 낭만스런 기차여행을 즐길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 철도가 그동안 많은 발전을 가져와 이제는 교통문제의 가장 확실한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른 것도 철도를 사랑하는 많은 국민들의 성원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더구나 21세기 동북아시아의 국제경제적 역할증대와 EU의 결속력강화는
현대판 실크로드라고 할 대륙횡단철도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기에 이르렀고,
최근의 국제정치적 환경변화는 교통 지리적인 측면에서 섬이나 마찬가지였던
한반도가 동북아시아권의 중심이 됨은 물론 유러시아대륙의 태평양연안
교통거점으로서도 중요한 위상을 갖게 하고 있다.

이에 우리정부도 향후 남북관계 진전에 따라 북한과의 합의만 이루어진다면
남북철도망을 바로 연결하여 대륙철도와 연계할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멀지않은 장래에 우리의 철마가 동남아는 물론 대륙을 거쳐
유럽까지 달리게 되면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유럽의 국제 철도여행보다
더한 감흥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할 것이다.

이러한 "철도 르네상스 시대"에 즈음하여 철도는 나름대로 수송력 증강과
고객중심적 사고에 입각한 서비스개선에 더 한층 노력하는 한편 지금까지
철도를 아껴온 우리 국민들은 안전하면서도 환경친화적인 철도를 더 많이
이용하고 사랑함으로써 철도의 위상이 제고될 것이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국제철도로 성장한 우리 철도가 물류비의 절감을
통한 국제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여행문화를 창조하는데 큰 역할을 감당해
내기 위하여는 철도는 물론 국민의 아낌없는 성원과 관심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