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도안의 소재를 보면 각국의 국민성과 문화적 특성을 엿볼수 있다.

미국의 경우 6개의 은행권에 모두 인물상을 주소재로 사용하고 있으며
10달러와 1백달러를 제외한 4개 권종에는 역대 대통령의 초상을 활용하고
있다.

역사가 짧은 만큼 존경받는 대통령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권종의 소재로
채택한 탓이다.

1달러 지폐에는 워싱턴, 5달러 지폐에는 링컨이 등장한다.

뒷면에는 앞면의 인물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있는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1달러의 경우 미국을 상징하는 독수리상과 피라미드상이 그려져 있는데
특히 피라미드는 영구적이고 강한 힘의 미국을 나타낸다.

5달러의 경우 링컨기념관을, 10달러는 재무성건물(앞면 초대재무장관
해밀턴)을, 20달러는 백악관(앞면 잭슨대통령)을 넣었고 1백달러에는
독립선언문을 기초한 프랭클린과 연관되는 독립기념관을 사용했다.

주화의 앞면에는 모두 전직대통령의 초상을 주소재로 사용하고 뒷면에는
기념관 등 연관된 상징을 넣었다.

근대적인 은행권을 최초로 발행한 영국은 앞면과 뒷면의 소재로 모두
인물상을 채택하고 있는데 전권종에 엘리자베스2세의 초상화를 넣고 부소재로
영란은행 휘장인 브리태니아여신상을 여러 형태로 변화시켜 이용하고 있다.

뒷면은 영국의 역사를 빛낸 세계적 인물들을 주소재로, 그들의 대표적인
업적을 변화시킨 삽화를 부소재로 사용했다.

주화의 경우에도 앞면은 모두 엘리자베스2세이며 뒷면은 휘장 왕관 등
왕권과 관련있는 상징물이 대부분이다.

예술을 사랑하는 프랑스는 작가 생떽쥐페리, 낭만파화가 드라크라와, 건축가
에펠 등 세계적인 문화예술인을 주소재로 사용하고 있으며 1993년 이후
퀴리부부 등 과학자도 포함시키고 있다.

뒷면소재로는 앞면의 인물과 연계된 작품이나 업적들을 이용하고 있다.

1993년 새로운 화폐시리즈의 하나로 발행한 50프랑 지폐의 뒷면에는
생떽쥐페리 작품의 등장인물인 어린왕자를 삽화로 넣는 독창성을 발휘하고
있다.

주화의 앞면에는 프랑스민족의 상징인 마리안느 두상을 비롯 씨뿌리는 여인,
바스티유 정신상 등을 채택하고 있으며 뒷면에는 풍요와 평화를 상징하는
밀이삭과 올리브가지 등을 사용하고 있다.

독일은 1990년 통일이전에는 앞면소재로 15~16세기 게르만민족 화가들의
인물화에 나오는 불특정인물을 사용하고 뒷면은 독일의 정신과 역사를 상징
하는 참나무잎 독수리 범선 바이올린 고성 등을 사용했다.

그러나 통일이후 발행된 지폐의 앞면에는 문학가 학자 예술인 철학자 등으로
인물을 교체하고 뒷면은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문 등 앞면의 인물초상과
관련된 상징물들을 주소재로 채택하고 있다.

주화는 대부분 통일이전에 발행된 것으로 참나무 독수리 밀이삭 등이
주소재로 사용되고 있는데 1994년 발행된 2마르크 동전의 경우 앞면에는
독수리, 뒷면에는 최초의 인물상(브란트 전 총리)을 사용, 변화를 보이고
있다.

여운선 < 한국은행 발권부장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