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농촌지역의 초등학교교사를 친구로 두고 있는데 이 교사의 어려운
사정을 밝히고자 한다.

작년 갑작스레 시행된 초등학교 영어강의 문제로 이 친구는 몇년간 못해
본 영어지만 젊다는 이유만으로 영어선생으로 뽑혀 작년 겨울방학내내
영어 연수를 받았고 그 후에도 지금까지 줄곧 영어공부에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는 또 전국소년체전 관계로 테니스 수영 육상등을
가르치기위해 올 여름방학동안 연수를 받아야 된다고 한다.

이 초등학교선생도 엄연히 자기 전공이 있고 자기만의 재능이 있는 것인데
어떻게 이 모든 것을 단기간에 자기것으로 만들어 학생들에게 가르칠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서는 초등학교선생들의 영어발음이 엉망이라느니, 체육의 기본기가
잘못됐다는 등의 지적을 할 수 있겠는가.

경제적 부담 또한 만만치 않다.

한달에 영어학원비 약 7만원, 테니스 학원비 약 14만원...

이것만 합쳐도 20만원이 넘는데 박봉의 초등학교교사 월급에 어떻게
이 많은 지출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초등학교교사도 한 인간으로서 자기만의 전공을 살릴 수 있도록 하루속히
완전 전담교사제를 실시하여 선생들을 막중한 업무에서 해방시켜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었으면 한다.

최창제 < 제주도 북제주군 구좌읍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