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납니다"

"다녀왔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꼭..."

사내 전자우편을 통해 보는 낚시모임의 활동상황과 총무인 신동우
과장 (홍보팀)의 조행기는 특히 분.초를 다투며 온신경을 몰두해야하는
증권업무에 몸담은 우리 회원들의 피로한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씻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원하는 시간에 맘껏 떠나지 못하는 직장에 매인 회원들의 가슴속
이야기는 삼삼오오 모인 점심식사 시간이면 맨 먼저 식탁에 오른다.

"손바닥 만한게 계속 나오는데 말이야. 포인트는 거기 산모퉁이 지나서.
미끼는..."

침이 튀는 것도 모른채 열심히 조행담을 설명하는 열성 회원님.

인생의 목적이 낚시(?)인 신 총무의 열성과 물을 보면 자연스럽게 낚시가
생각난다는 백진용 회장 (삼성동지점장)과 대나무 장대 낚시부터 출발한
제1사업부 허만 이사, 손명호 부평지점장을 고문으로 모시고 동료
30여명이 시작했다.

첫 모임때의 추억은 지금도 아름답다.

출발시의 화려한 무용담은 다 어디로 가고 찌가 거꾸로 달려있는 총무팀
이영재 회원부터 바위를 걸고 뜰채를 내놓으라고 성화인 홍보팀 노호영
회원, 잡으라는 고기는 안잡고 높은 하늘의 나뭇가지를 걸어놓고서 용을
쓰는 채권팀 이병훈 회원, 떡밥을 어디다 달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증권관리팀 신혜령 여성회원, 그리고 붕어와 잉어가 어떻게 다른지 구분이
안된다는 회원님들.

그후 총무의 적극적인 성화로 월1회 정기출조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회원들의 반짝거리는 낚시도구의 광채가 서서히 줄어들고 몸에서 물냄새가
향기처럼 피어날때 서먹했던 회원간의 대화도 참붕어 몸같이 매끄러워지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회원들의 삶에 활력이 살아난다.

끝으로 낚은 고기를 다시 돌려보내는 더 큰 자연사랑을 실천할수 있을때
우리들은 더 많은 것을 바구니에 담을수 있음을 알기에 진정으로 모임의
별칭인 "빈바구니회"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