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는 올 여름방학기간동안 학교측이 여행경비의 70%를 지원해주는
주제별 배낭여행을 실시했다.

"건국 21세기 뉴프런티어"란 이름으로 환경생태, 산업경제, 정치경제,
문화역사, 과학기술분야 등 모두 5개의 테마로 나눠 2주간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 스위스 등을 돌아보는 베낭여행프로그램에 총 88명의 재학생이
참여했다.

환경강국인 유럽의 철저한 분리수거와 재활용 실태 등을 둘러본 이 대학
화확과 4학년 강원학생의 체험담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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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말고사후 곧바로 여행을 시작해 준비가 충분하지 못했던 터라 출발
하는 마음은 그리 가볍지 않았다.

내가 신청한 주제는 환경 생태분야.

13박14일동안 환경선진국들을 둘러볼 팀원은 모두 16명이다.

6월 26일 프랑크푸르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첫 목적지는 영국.

반바지 반소매 차림의 우리 일행을 반긴 런던에는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었다.

런던 시가지에 나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3색(노랑 파랑 빨강)
쓰레기통이다.

분리수거를 통해 재활용율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도심에 위치한 생태공원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도심 곳곳에 위치한 공원에서 뛰노는 다람지와 호수를 노니는 새들을
보면서 여기가 영국의 수도 런던이란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29일 아침에 도버해협을 지하로 관통하는 열차인 유로스타를 타기위해
서둘렀더니 몸이 조금 피곤하다.

예술과 낭만의 도시 파리.

그 화려함의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숨어있었다.

하수도처리 체계가 완벽하다는 파리 하수도 지하처리시설을 방문했다.

모든 도로밑은 하수구가 있을 정도로 파리의 하수도체계는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4개의 간선에 총연장 2천3백km의 거미줄같은 지선이 깔려있다.

파리시내에 전신주가 없는 이유도 전기 및 통신선들이 모두 하수도에
부설돼 있기 때문이다.

미로같은 지하배관망이지만 각 분기점마다 주소가 명기돼 있어 사고발생시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고 한다.

또 현 하수도체계가 1800년대에 만들어진 시설을 그대로 쓰고 있다는
점에서 놀랍다.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라 무계획적으로 도시가 건설돼 서울 지하구조를
상세히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우리 현실과 너무나 대비되는 대목이다.

30일 오후 파리에서 스위스 취리이행 야간열차에 몸을 실었다.

취리히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호텔에 여장을 푼후 시내로의 자유일정이
시작됐다.

이곳에서 쓰레기 분리수거는 완벽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헌책을 길가에 가지런히 모아둔 모습, 기름을 종류별로 모아둔 용기,
병색깔별로 분류된 재활용품 수거함.

이 모든 노력들이 보태져 스위스의 아름다운 자연풍경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그네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철저한지를 깨닫게 됐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