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좋은 하인이지만 나쁜 주인이다"

"천섬을 가지면 만섬이 부럽다"

"돈이 있으면 걱정되고, 돈이 없으면 슬퍼진다"등 등, 돈에 대한 명언들이
참 많기도 하다.

그만큼 돈이란 것이 생활에 밀접한 관련을 맺고 물질적으로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물질만능과 황금만능 주의를 신봉하고 있다.

옛날에는 출세나 권력을 잡기 위해 재물을 벌었지만, 요즘에는 돈을 벌기
위해 출세하려고 한다.

또 돈을 버는 일이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고,차근차근 노력을 해서
얻으려는 것이 아니라 단 한번에 끝장을 내려는 듯 기회주의 한탕주의로
기울고 있다.

옛말에 "사람나고 돈났지 돈나고 사람났나"라는 말이 있다.

가난한 사람의 불평어린 얘기로 들릴지는 모르나, 이는 사람과 돈에
대한 주종관계를 역설적으로 반증하는 말이다.

한낱 쇠붙이와 종이조각에 불과한 돈이 어쩌면 우리에겐 필수불가결한
것이기는 하지만, 불행하게도 인간을 지배하는 절대자가 되어 돈이 주인되고
사람이 종이 되는 세상이 되어감을 볼 때 너무나 안타깝게 생각한다.

돈은 바닷물과 같은 것이다.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만 더하기 때문이다.

가지면 가질수록 탐나는 것이 돈말고 또 무엇이 있을까.

따라서 돈은 절제의 지혜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옛 어른들은 본능을 억제하기 위해, 술은 반취가 좋고, 꽃은 반개가 좋고,
복은 반복이 좋다고 했다.

절제의 미덕을 말해주는 좋은 말이다.

코흘리개 어린시절 할아버지가 쌈지에서 몰래 꺼내 손에 꼭 쥐어주시던
10원의 풍요와 행복을, 그때보다 몇 백만배를 지닌 지금은 왜 느낄수조차
없는 것일까.

아마도 우리 모두의 순수함이 돈에 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번뿐인 생을 아끼며 인간적인 외로움에서 구해줄수 있는 것은 돈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기에 돈에 대한 자연스런 절제의 미덕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돈은 관리와 접근을 올바로 해야 하는 까다로운 대상임에
틀림없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9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