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도 많은 피서객들이 섬을 찾고 있다.

섬들은 이들이 버리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바닷가 모래밭 숲속에는 먹다버린 음식찌꺼기 수박껍질 플라스틱병
라면봉지 맥주캔 부탄가스통 등이 지저분하게 널려 있고 어촌에서 버린
스티로폼 부구, 찢어진그물 등과 어우러져 해변은 온통 쓰레기장이다.

특히 섬을 떠난 주민이 많아 몇집 살지 않는 작은 섬은 관리인조차 없어
그 형편은 더욱 심하다.

지난 한햇동안 홍도에 20만명, 완도 보길도에 30만명, 거문도 백도에
30만명 등의 관광객이 찾아들었다고 한다.

섬에는 변변한 소각장이나 쓰레기 매립장을 갖춘곳이 없다.

그 많은 쓰레기들이 파도에 휩쓸려 청정해역을 오염시키고 있지만
대책이 없다.

낚시를 즐기는 이들은 대체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교양이 있는
사람들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들이 다녀간 후에는 온통 낭비와 비도덕, 몰염치의 흔적과
마구 버린 쓰레기가 가득하다.

강태공들마저 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

비교적 자연 그대로 보전되고 있다는 섬마저도 오염지대로 변하고
말았으니 청정해역은 옛말이다.

자기쓰레기를 스스로 치우는 건전한 시민정신이 아쉽다.

이상율 < 여수시 관문동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