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순규 <한국기업경영연구원 원장>


현대사회에서 제2의 신발이라고 일컬어지는 자동차는 이제 사치품이라기
보다 생활수단 혹은 필수품화가 되어가면서 우리의 산업 및 국가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왜냐하면 국민 총생산의 9.6%, 수출의 6.5%, 고용의 7.6%,부가가치의
7.7%를 차지하는 기간산업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의 자동차산업 및 기업은 확장일로를 걸어 왔고 그 결과
세계 15번째로 1천만대의 자동차를 보유하게 되었다.

2만5천여개의 각종 부품으로 구성되는 자동차는 한 나라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대변해 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일본과 미국이 국제경쟁력의 우순 순위를 다투는 것도 어쩌면 자동차제조
및 판매경쟁력의 결과일 수도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자동차기업은 독자모델을 개발하여 세계시장을 무대로
많은 수출을 하였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지금 우리의 자동차기업과 그 협력업체들은
조업단축에다 부도위기까지 몰리고 있다.

그 중요한 이유는 과잉투자, 중복투자, 무리한 다각화, 과당경쟁 등으로
인한 공급과잉이 직접적인 원인이 될 것이다.

우선 내수시장측면으로는 자동차를 살 수 있는 구매력있는 소비자들중
90%이상은 이미 구입을 하였고 신규수요보다는 대체수요쪽으로 가고 있다.

이처럼 우선 내수의 증가율이 둔화된 지금 자동차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인 수출로 그 타개책을 모색하여야 한다.

물론 수출에 대한 증가율이 일시적으로 감소되는 측면은 있지만 의지에
따라서 충분히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그외에도 해외현지투자 해외합작투자를 통하여 통상마찰을 줄이면서
판매를 무난히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자동차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선진국 자동차기업들 대부분은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이미
몇번씩 겪었고 그때마다 구조조정을 통하여 해결해 나갔다.

예를 들면 미국의 포드자동차사는 오일쇼크의 파급으로 인해 적자를 기록한
후 구조조정 방안인 경영합리화,이윤없는 북미공장 5개 폐쇄, 종업원 4만명
해고, 자동화, 부품조달 네트워크강화 등으로 86년이후 3년간 순이익을
달성하였다.

그리고 이탈리아의 피아트자동차사는 80년대의 경영위기를 신형차도입으로
인한 제품력 향상, 다각화정책의 수정, 국외사업의 재정비, 성장성없는
부문의 정리, 다른 자동차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개발 및 조달비용의 절감,
로봇 시스템 도입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종업원 6만명해고를 통한 인건비
절감 등을 통해 극복하였다.

뒤이어 불어닥친 90년대의 경영위기도 인원감축, 사업부문통합, 제품판매력
강화를 통한 딜러망정비, 공장폐쇄, 부품공급업자와의 관계 강화, 유통, 보험
건설 등 비자동차부문의 매각, 해외시장 개척등으로 타개했다.

이러한 사례는 경영위기를 맞고 있는 우리자동차기업에 교훈을 주고 있다.

물론 50년대의 도요타자동차와 79년 크라이슬러사의 경영위기는 정부의
재정지원보증이 큰 작용을 하였지만 지금은 세계무역기구(WTO)협정에 따라
정부는 장기적인 자동차육성전략 및 조정자역할에 그칠 수 밖에 없다.

즉 기업의 문제는 기업 스스로 풀어나가야 함을 의미한다.

자동차기업은 기술제휴를 위해 협력경쟁을 하고, 종합상사와 제휴하여
판매망을 확충하고, 환율변동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출을
다변화하며, 시장을 세분화하여 소비자 구매욕구를 증대시키는 동시에
고객만족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동시에 불필요한 사업으로부터 철수하고 모듈(Module)생산방식, 조직구조,
노사관계 등 생산 및 조직의 구조조정도 필요하다.

더불어 날로 까다로워지는 환경규제와 안전도 확보에도 만전을 기하여야
한다.

합병 및 인수는 경제논리에 의해 자연스럽게 되도록 해야 하며, 경영결과에
대하여 경영자는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크라이슬러사의 로버트 이튼 회장의 "불황일 때 호황에 대비하고
호황일때 불황에 대비하기 위해 품질과 생산성을 증대시켜야 한다"는
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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