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인구가 늘어나는 수도권에서 요즘 가장 절실한 것이 물이다.

택지개발로 아파트를 짓더라도 지금은 도로와 전기사정이 문제가 아니라
수돗물을 어떻게 공급하느냐가 관건이 되고 있다.

그만큼 수돗물 공급이 수도권에서 빠듯하기 때문이다.

자치단체들도 한방울의 수돗물을 더 확보하기 위한 전쟁에 들어간지는
오래다.

이와관련, 경기도 용인시가 직접 팔당원수를 취수해 수돗물을 공급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살아 진천, 죽어 용인"이 아니라 "사나 죽으나 용인"이라고 할 정도로
용인에는 택지개발을 비롯한 개발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수도권에서 가장 수돗물 공급시설 확충이 시급한 곳이 용인이다.

이 때문에 직접 팔당물을 끌어 오겠다는 발상을 하게 된 배경이 됐다.

용인시는 올 연말까지 실시설계와 기술및 투자심의등 중요한 절차를 마무리
한뒤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팔당원수 공급공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팔당원수 사용에 대한 수자원공사의 사업승인도 이미 맡아 놓아 걱정이
없다.

우선 오는 2001년까지 1단계 공사를 마무리 지어 5만t을 확보해 갈증을
푼뒤 오는 2006년까지 매년 5만t씩 증설해 모두 33만t의 수돗물을 끌어올
계획이다.

이 가운데 용인시가 22만t(75%)을, 공동개발 파트너인 광주군이 11만t
(25%)를 나눠 쓰게 되며 추정 사업비 8백70억원도 이 비율로 분담하게 된다.

윤병희 용인시장은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되면 용인시는 오는 2006년
까지 총 53만9천t의 수돗물 공급능력을 갖게돼 장기적인 도시발전에 큰
장애물을 극복하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고 밝혔다.

윤시장의 말대로 용인시의 수돗물 공급은 너무나 취약하다.

지금 공급량도 하루 7만7천t으로 수요량인 8만2천t에 밑돌아 야간단수를
실시할 정도며 오는 2001년까지 완공될 광역상수도 6단계로 부터 공급받는
물량까지 합쳐도 28만2천t으로 추정 소요량에 비하면 크게 부족할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몇년사이 수돗물 공급계획이 뒤따르지 못해 사업승인이 보류된
아파트만도 22만 가구에 달한다는 수치가 단적인 사례다.

한편 용인시와 광주군의 이같은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에는 난관도 예상되고
있다.

우선 올연말께 이 사업에 대한 경기도의 투자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여기에다 사업비의 50%와 30%를 각각 국비와 도비에서 지원받아야 제대로
된 사업추진이 가능하다.

용지보상 작업의 경우 용인시는 총연장 22km의 도수시설 설치공사때 가급적
국유지나 하천부지등을 활용할 계획이지만 순탄치 만은 않을 전망이다.

용인시 도시계획과 수도계의 이경수씨는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수돗물 공급 확충사업은 반드시 이뤄내야 할 필수사업"이라며 "용인시의
장기발전여부가 이사업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윤시장은 "꼼꼼하게 모든일을 진행시켜 시민들이 물부족으로 허덕거리게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 인천=김희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