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때 학교가는 몇가지 이유.

하나, 빽빽한 만원버스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고 헐레벌떡 수업시간에 맞추지
않아도 되며 해야 할 과제물이 없어 평소에는 어림도 없는 모처럼만의 여유를
만끽해보려고.

둘, 봉사활동하러.

농활(농촌봉사활동) 빈활(빈민촌봉사활동) 환활(환경봉사활동)이 방학내내
이어지기 때문.

셋, 취미생활을 즐기러.

동아리방에 모여 기타를 뜯고 바둑도 두며 합창도 한다.

혼자서 재미없이 보내는 것보다 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들과 함께 하는게
더 즐겁다.

넷, 지적욕구를 채우려고.

학기중에 못한 실험이나 연구과제로 눈코뜰새 없는 대학원생 선배들을
도와가며 학부수업시간에 못배웠던 부분을 배우게 된다.

학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논문공모전 준비도 방학이 최적기.

계절학기 수강을 통해 높은 평점도 딴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다른 과의 이수불가과목을 들을 수도 있어 좋다.

아울러 계절학기를 들으며 "대출서비스" 아르바이트도 겸한다.

계절학기는 출석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졸업은 해야 하고 취업준비에 여념없는 4학년들을 위해 아낌없는
대출서비스로 돈도 번다.

다섯, 도서관 전산실로 도피행각을 벌이기 위해.

학교내에서 제일 시원한 곳이 도서관이다.

천국이다.

보통때보다 덜 붐벼 "메뚜기"가 될 필요도 거의 없으며 공부하겠다고
다짐하고 온 이들이 많으니 떠드는 사람도 적다.

도서관 못지 않은 피서지가 전산실.

컴퓨터도 배우고 CD롬 비디오CD를 즐긴다.

마지막 하나, 데이트하러.

캠퍼스커플이라면 학교만큼 훌륭한 데이트코스도 드물다.

교내 복지관의 레스토랑에서 1천원짜리 몇장으로 우아하게 식사를 한후
교내 소극장에서 다시 싼 값에 영화를 감상한다.

이것도 지루하면 학교밖에서 생맥주 한잔을 할수 있어 좋다.

< 김홍열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