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주) 광주공장 설비부의 정영세(51)대리.

그는 입사이래 전기분야에서만 27년6개월을 근무해 설비부의 맏형으로
불린다.

이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의 기술을 갖춰 지난 95년에는
명장으로 인정받았다.

낙후된 재래식 설비에서 타이어를 생산하던 시절부터 첨단 자동화설비로
운영되는 지금까지 광주공장에서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기계는 없다.

이런 경험은 설비개선과 공정단축 등의 제안활동으로 연결됐다.

"신제품 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그 시대에 맞게끔 설비를
개선해야 죽은 기계가 되지 않는데 기술과 공정을 손금보듯 훤하게 꿰뚫고
있으면 언제라도 가능한 일이지요"

실제 그는 타이어를 제조하는 성형기를 개조, 에너지 손실을 방지해
전기효율을 높이기도 했다.

또 타이어 1본을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프로그램 개발로
연간 4억원의 원가절감에 기여하는 등 제안과 공정개선이 1천여건을
넘어서는 기록을 갖고 있다.

그는 기술이 최고라는 신념을 갖고 헤아릴 수 없을만큼 많은 각종
기술교육과정에 참여했다.

날로 고도화돼 가는 첨단설비에 기능을 맞추기 위해서는 마땅히 거쳐야
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는 FA로 자동화된 지금도 새로운 설비가 들어오면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상대가 생겼기 때문이다.

완전하게 운영할수 있을 때까지 교육과 토론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해가 되지 않으면 설비제작사나 설계자를 직접 찾아가기도 한다.

이 때문에 후배들에게는 혹독한 스승으로 불린다.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누구나 우수한 기술을 갖는 기술의
평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고 있어 누구보다 후배들을 다그치기
때문이다.

요즘 그의 제안활동은 예전만 못하다.

분임조 활동이나 OJT교육때 후배들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함께
풀어나가는 방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후배들과 함께 토론하면서 내가 가진 노하우를 전해주고 그들이
기술인으로 자리잡는 것을 보는 것이 큰 보람입니다"

조용하지만 날카로운 눈을 가진 그에게서 기술명장의 정신을 느낄수
있었다.

< 광주=최수용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