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IR활동은 61년 소니가 미국에서 ADR(주식예탁증서)를 발행하면서
해외에서 기업설명회를 개최한 것이 효시가 됐다.

소니는 당시 ADR를 성공적으로 발행하기 위해 미국 증권관리위원회(SEC)의
기준에 따라 연결재무제표 연차보고서 분기별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의무사항이었기 때문에 IR를 할수 밖에 없었다.

IR활동의 모범기업으로 꼽히는 소니는 현재도 3개월에 한번씩
(2,5,8,11월) 결산발표를 하고 있다.

5월과 11월에는 일본증권분석가협회와 공동으로 기업설명회를 개최하고
신제품소개회도 갖는등 활발한 IR활동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에서 IR가 선보인 것은 60년대부터이나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시기는
일본기업의 해외시장자금조달이 늘어난 90년대 들어서이다.

89년 4월 이토추상사가 홍보실내에 IR팀을 발족시킨 것을 시작으로
종합상사들의 IR활동이 활기를 띠었고 뒤어어 미쓰비시은행등 은행과
일반기업도 경쟁적으로 IR전문부서를 만들었다.

당시 일본경제는 거품현상(버블)이 붕괴되면서 증권민주화의 문제가
대두됐다.

실질적이고 구체성을 요하는 IR활동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IR 활동이
활성화됐다.

93년 5월 일본IR협회(JIRA)가 결성되면서 일본기업의 IR는 본궤도에
올랐다.

JIRA는 설립당시 회원수가 1백17개사였으나 현재 2백20개사를 넘고 있다.

일본IR협회의 이즈미사와 쓰토무전무는 "금융빅뱅으로 자본시장의 개혁이
앞당겨짐에 따라 IR의 중요성이 높아진데다 기업의 중간관리층과 젊은
경영자들이 IR에 열심이어서 2001~2002년께는 일본기업의 IR활동이
본격적으로 꽃을 피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기업의 IR활동은 미국과 비교할때 전반적으로 미흡한 수준이다.

"IR활동이 왜 필요한가"라는 기본적인 위치설정이 분명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경쟁사가 하니까 우리도 한다는 식의 막연한 인식을 갖고 있는 회사도
있다.

IR활동을 전환사채의 주식전환, 워런트의 권리행사를 촉진시키는등의
단기적인 효과를 위한 수단으로 인식하는 곳도 상당수에 달한다.

담당부서와 전문인력의 부재도 문제다.

기획부서가 담당하게 될 경우 재무정보에 약하고, 홍보부서가 하면
지나치게 PR로 흐르게 되는 식이다.

쏟아지는 투자자들의 질문에 대해 기업의 상황을 정확하게 답변할수 있는
전문인력이 많지 않은 편이다.

일본기업의 전통적인 폐쇄성으로 인해 정보노출을 꺼리는 것도 IR의
장애요소가 되고 있다.

< 백광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