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석 <한국상장사협회 부회장>

금년 들어서만도 23개 상장기업이 부도 또는 사실상 부도인 유예기업으로
지정되었다.

이는 90년대들어 숫자상으로도 가장 클뿐만 아니라 해당기업의
업계비중이나 규모, 그리고 주력기업과 그 계열기업의 연쇄도산이란 점에서
더욱 큰 충격과 우려를 낳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까지 이르게된 데에는 많은 요인들이 있겠지만 기업
내부경영의 문제에서만 보면 우리 기업들이 오랫동안 타성화되어온 외형
확장, 즉 양중심의 성장지향적 경영에 지나치게 치중해온 데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할수 있다.

금융비용과 수익성및 안정성에 대한 치밀한 계산없이 규모확대와
팽창에만 주력하다 보니 시장개방에 따른 경쟁 심화와 금융시장악화
등 외부의 작은 충격에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를수 밖에 없게된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기업의 구조조정과 재무구조개선에 대한 문제가
정부를 비롯하여 경제계의 주요 이슈로 제기되고 있는 것은 때늦은 감은
있지만 당연한 귀결이라고 본다.

이는 곧 경영의 주안점이 외형중심에서 경제적 부가가치(EVA)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기업재무전략의 중심이 지금까지의 과다한 차입경영 의존에서
벗어나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전환되어야 하는 것을 뜻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자금조달방식을 직접금융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수적
요건인 바 향후 기업들은 증권시장을 통한 일반공모증자 실시, 새로운
우선주식 발행, 해외전환사채(CB)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발행 등 다양한
방법으로 중.장기 안정자금조달에 역점을 두어야 할것이다.

또 이와같은 상황변화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주주중시
경영이라는 명제가 전제되지 않고는 이루어질 수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

최근 증권거래법 개정으로 보완 강화된 소수주주권의 확대, 기업인수합병
(M&A)을 통한 경영권 이동시 공개매수제의 확대 등은 소수주주의 이익보호와
함께 기업의 투명성과 신뢰증진을 통하여 증시기능을 진작시킴으로써
기업들의 원활한 직접금융을 뒷받침하기 위한 일련의 정책으로 이해해야
한다.

우리 기업들도 이제는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추는 신경영패러다임을 정립,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자기자본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식의 EVA(경제적 부가가치), ROE(주주자본이익률)중심 경영을
과감히 실천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와같은 주주중심 경영은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시켜 주는 것은 물론
그들과의 관계를 보다 우호적이고 친화적인 관계로 전환, 지속적인
자금조달과 경영의 안정을 도모할수 있게 한다.

주주친화 경영의 목표를 달성시키는데 가장 유효한 수단이 바로
IR(Investor Relations) 이다.

IR는 기업이 주주.투자자에게 모든 부문의 경영실상과 전망 등을 솔직하고
신속하게 알려줌으로써 기업과 주주.투자자간에 신뢰감을 형성 제고시켜
지속적으로 당해기업에 투자할수 있게 하는 하나의 경영활동이며 전략이다.

이러한 IR활동을 통하여 기업과 주주.투자자와의 친화경영이 가능하게
되어 직접금융시장에서의 자금조달 기회와 조건을 증진 개선시킴으로써
기업의 재무구조개선과 수익증대를 이루어 안정된 경영과 함께 주주의
이익도 극대화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기업들이 당면하고 있는 이 어려운 상활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기업들은 경제적 가치중심 경영의 패러다임을 신속히 확립하고
주주중심 주주중시의 경영풍토가 조성될수 있도록 IR활동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여 적극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