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정보통신산업, 그중에서도 특히 소프트웨어(SW)산업은 동방에서
꽃필 것이라는 정보산업분석가들의 분석은 이제 빈말이 아닌성 싶다.

인도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이 야심적인 SW산업육성계획을
추진중인 것은 잘알려진 사실이지만 이번에는 중국이 21세기 전세계
컴퓨터산업을 주도한다는 목표아래 범국가적인 대규모 SW산업 건설계획을
발표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 본지 5일자 기사 )

"횃불계획"이라 명명된 이 야심찬 계획을 보면 중앙정부의 지원예산과
차관자금으로 센양 지난 창사 청두등 4개 지역에 SW산업단지를 건설할
것이라고 한다.

현재 중국의 SW기술은 컴퓨터 보급률이 낮아 아직 높은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세계 최대의 컴퓨터잠재시장이라는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으며 이를
바탕으로한 SW산업의 발전가능성도 거의 무한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저임금으로 고용할 수 있는 고급인력이 많아 SW분야의 부가가치가
매우 높다는 것도 중국이 갖는 강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과 비슷한 조건을 갖고 있는 인도는 10년전 서방업체용 SW개발센터로
출발한 이래 이미 한해에 10억달러의 SW를 수출하는 아시아의 SW강국으로
부상했으며 SW인력면에서도 미국보다 배나 많은 연간 5만명을 배출,
세계SW업계의 인력저수지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까지 가세하면 머지않은 장래에 아시아지역은 세계최대의
SW산업지역이 될 것이 확실하다.

이같은 상황에 비추어 우리자신을 돌아보면 "산업화에는 뒤졌지만
정보화에는 앞서가자"는 슬로건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이 지역
SW패권경쟁에서 뒤쳐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정보산업을 발전시키려면 SW에 중점을 두어여 하는데 우리는 그동안
전시효과가 있는 하드웨어 쪽에만 신경을 써왔다.

그 결과 정보통신산업 중에서도 특히 SW분야가 낙후되지 않을수 없었다.

현재 세계 SW산업의 시장규모는 약 3천억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2001년에는 5천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SW산업의 생산액은 연간 30억달러를 조금 넘고 있는
정도이며 수출은 3천5백만달러 수입은 4억달러로 큰 폭의 무역적자를
보이고 있다.

뒤늦게나마 정부에서도 SW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 2001년 국내생산
2백억달러 수출 25억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지만 경기침체와
대기업의 연쇄부도파문에 정신이 팔려 정책집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SW산업은 큰 자본 없이도 우수한 머리와 창의성만 있으면 얼마든지
발전시킬수 있는 고부가가치산업이다.

동양에서는 이스라엘과 한국이 SW산업에 가장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산.학.연.정 모두가 협력체계를 구축 SW산업을 제2의
반도체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