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대로를 타고 동쪽으로 가다가 조정경기장 정문에서 우회전, 1.5km
정도 올라오면 길 양쪽에 가득 비닐하우스들이 늘어서 있다.

바로 하남 화훼판매인연합회 집하장.

국내최대의 화훼전문유통단지다.

1백40여 점포를 모두 합쳐 27만여평의 매장면적을 자랑하는 이곳은 매장
하나가 축구장 면적인 2천평을 웃돌 정도로 초대형 규모다.

동양난 선인장 분재 등에서부터 일반 관엽수에 이르기까지 화훼의 모든
것을 총망라한 실질적인 "종합식물원"인 셈.

이곳에서는 전국에서 수요되는 화훼의 40%에 이르는 연간 1백50억원 어치
정도를 공급하고 있다.

하남시 화훼 집하장에서는 하남지역 화훼농가의 상품을 비롯한 경기 일원의
화훼가 총 집결해 전국 각지로 팔려간다.

서울의 꽃 도소매상들은 물론 대구 광주 부산 대전에서 제주에 이르기까지
각지의 상인들과 소비자가 몰려든다.

저렴한 가격 다양한 품목 그리고 고품질의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
이다.

우선 이곳의 상품들은 도소매인들이 구입할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일반
소비자가 낱개로 구입할 경우에도 시중 가격의 60~70% 정도면 살 수 있다.

또 고가의 동양란 등 전문가용 상품을 비롯해서 가장 일반적인 관음죽
소철 등에 이르기까지 없는 식물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품목을
갖추고 있다.

품질도 최고급이 아니면 들여오지 않으며 최적의 조건에서 이를 가꿔서
판매한다.

하남시는 원래 근교농업인 화훼작물 재배로 유명한 곳.

풍산.감북.초이동 지역의 3백여 화훼농가에서 품질좋은 갖가지 관엽류
절화류 초화류 등을 생산,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특히 풍산동 2백여 농가 등으로 구성된 화훼작목반 연합회는 화훼집하장의
주요 작물 공급원이다.

하남시 화훼단지는 이젠 거의 관광자원화 됐다.

팔당댐과 미사리 조정경기장 암사유적지 등도 가까워 젊은 부부들이 주말에
하루 나들이코스로 자주 찾는다.

일요일인 지난 3일 아이들 손을 잡고 이곳을 찾아 1만원 짜리 선인장을
하나 고른 서울 강동구 김태현(35)씨는 "매장이 넓고 종류가 다양해 평소에
보지 못한 식물을 마음껏 볼 수 있지요.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자연학습을
시켜 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농사도 지으면서 선인장류를 전문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오산농원
권오산씨는 "전문적 지식을 갖고 있지 않은 소비자나 판매인들이 물어올 땐
언제든지 재배방법이나 보관법 등을 가르쳐 준다"며 "앞으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우리 화훼를 사랑하고 찾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김주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