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계속되는 폭염이 사람들을 지치게 만들고 있다.

전문경영인에 의한 국민기업을 표방하던 국내 굴지 그룹에 대한
부도유예협약 대상기업지정으로 연일 "비상지원대책"이니 "연쇄부도위기"니
하는 단어들이 지면을 장식하면서 불쾌지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죽을 각오로 기업을 회생시키겠다"고 하는 경영진의 절규는 아마도
작금의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변신과 자구노력을 축하고 있는 모든
기업들에게 남의 이야기 일 수만은 없을 것이다.

이번 사태는 환경변화를 예측하지 못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충격 인 결과를
맞을수 있음을 보여준다.

얼마전 한 TV대담프로에서 외국의 어느 저명한 석학이 한말이 생각난다.

"약 30년전에 많은 학자들이 30년후의 세상변화를 예측했었지만
오늘날에는 그 당시로서는 전 상상하지도 못했던 변화까지 이루어지고 있다.

앞으로 세계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예측할수 있는 상태 이상으로 변화할
것이며 그 속도도 한층 빨라질 것이다"이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정보의 획득정도가 변화의 가속도에 미치지 못한다면 환경변화에 수동적일수
밖에 없다는 것을 뜻한다.

물론 예상치 못한 문제가 제기되면 그 간에 대처해 임기응변의 대책을
마련할 수도 있겠지만,이 경우 참된 문제해결보다는 대중요법에 그치고 마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현재의 모든 상황에 대한 정보를 토대로 충분히 미래를 전망해
보는 것만이 능동적인 환경적응과 근본적인 문제해결의 열쇠라 할수 있다.

이제는 창조적 사고와 직관에 의한 설계를 바탕으로 바람직한 미래를
위해 에너지를 집중시킬 때이다.

조직의 생명력을 일깨워 잠재능력을 최고조로 발휘시켜야 한다.

천천히 젓는 배가 빨리간다는 신념으로 차분히 미래에 도전할때 암울한
널의 끝에서 희망과 같은 빛을 볼수 있을것이다.

아마도 우리마음 한구석에는 얼마후면 서늘한 가을바람이 폭염을 밀어낼
것이고, 기업생존논쟁도 끝닿는데가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있기에 이 더욱
여름을 참아낼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