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흐를수록 자주는 못만나지만, 2개월에 한번정도 모여서 전국의
명산을 오르는 친구들이 있다.

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바람과 정취, 그런 것들이 좋아 만든
모임이 바로 "청조산악회"이다.

청조산악회는 재경 부산고 동창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건강과 화합,
그리고 자연보호를 모토로 삼고 있다.

특히 시산제가 있는 신년초와 대규모 가족등반대회가 있는 가을에는
정기산행때 볼 수 없었던 회원들까지 모두 모여 산을 오르고, 그간의
일들을 서로 나누곤 한다.

산을 찾는 사람들은 누구나 그러하듯이,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고,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까지에도 애정을 느끼는 자연인이 되기 마련이다.

청조산악회 회원들도 누구 하나 그릇됨 없이 자연을 닮았다.

이런 연유로 나는 청조산악회에 깊은 애정을 느끼고 함께 산을 오르는
시간이 더없이 좋기만 하다.

지난 6월 정기산행에서는 전남 고흥에 있는 팔령산을 찾았다.

손바닥 위에 올려놓으면 금방이라도 키를 넘어 뛰어오를 것 같은
개구리들이 산의 초입에서부터 울어댔다.

마치 팔령산을 찾는 이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소리인양 싶었다.

저녁은 팔령산장의 산채정식으로 요기를 채우고 여장을 풀었다.

다음날에는 일찍 출발해 팔령산 정상에 올랐고, 해가 어느정도 오르기
전 남해를 굽어볼 수 있었다.

그 모든것이 아름다운 모습,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다.

청조산악회 초대회장은 송원장학회 정홍진 이사장, 2대 회장은
(주)우강개발 김재규 사장, 3대 회장은 태일정밀시스템 이회련 사장이
수고하셨다.

앞서 노고를 다해주신 역대 회장 및 임원진들에게 지면을 빌어 감사드리고
싶다.

현재 청조산악회의 운영을 위해 4대 회장으로는 필자, 섭외담당 부회장은
(주)한영익스프레스 김영길 사장, 사업담당 부회장은 부산회원 최명길
대표, 홍보담당 부회장은 청산농장 박민주 대표, 감사는 동서투자자문
이의근 상무, 총무는 엘리트문화센타 손수석 회장이 맡고 있다.

앞으로도 청조산악회의 정기산행은 계속될 것이다.

산을 찾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고, 늘어난 만큼 자연은 더욱
깨끗해질 때 정말 살만한 것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