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연말 대선을 앞두고 있는 등 정국이 상당히 민감한 시기에
있다.

이와같은 시기에 최근 미국이 취하고 있는 대북한 정책에 대해 한마디
하고자 한다.

지난 7월10일 황장엽씨가 기자회견에서 북한 김정일정권의 전쟁도발
가능성을 경고하자 마자 미국은 즉각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이상 북한의
전쟁도발 가능성은 없다고 평가하였으며 북한군의 군사분계선 침범에
대해서도 의미를 축소평가한 바 있다.

또한 얼마전까지 주한대사를 지냈던 레이니씨를 샘넌 의원과 함께 북한에
파견하여 강석주 등 북한 당정간부와 회담을 갖게 하였으며 KEDO행정비용
4백만달러를 한국에 요청하기도 하였다.

이와같은 미국 클린턴 행정부의 대 한반도정책이 지속된다면 우리
국민들은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우리 국민들은 그래도 미국만은 우리를 지켜줄 수 있는 확실한
우방으로 믿어 왔기 때문이다.

일련의 미국태도를 보면 한반도 전쟁방지를 위해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미국이 북한을 두둔하는 듯한 정책을 구사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 국민들이 느낄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국의 행위는 우리 국민들에게 대미 불신감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것을 미국 정부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한국과 미국은 누가 뭐라해도 전통적인 우방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어느 나라나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말이 있다.

그렇지만 미국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적 통일을 위해서는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한국과의 공조체제가 대북정책에 있어 가장 효율적이며,
이것이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도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고 한국 국민을
실망시키는 정책은 지양하기 바란다.

홍승주 < 서울 서초구 양재동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