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표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신규사업팀장의 삶은 "TV인생"이다.

지난 82년 삼성에 입사한 뒤 TV만 보고 살아왔다.

사실 그 전에도 그랬다.

대학에서 진공관을 배웠으니까 대학에 들어간 뒤 TV가 삶을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개발에 참여한 TV만도 수십여종.대통령상등 상도 무수히 탔다.

그중 보이지 않는 화면을 브라운관으로 끌어낸 제품 개발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그전까지는 남들이 해놓은 것을 흉내내거나 기능을 조금 바꾸는
정도였는데 완전히 새로운 개념으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무척 힘들었죠"

홍팀장은 앞으로 제품을 개발할 때 이같은 어려움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멀티미디어시대에는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 나올 수 밖에 없어서다.

그래서 그는 요즘도 젊은 부하직원들과 공부를 한다.

매주 두차례씩 1시간 먼저 출근해 세미나를 하는 것.

빠른 기술발전 속도를 따라가려면 이 방법밖에는 없다는 생각이다.

또 필요한 정보가 실려있을 법한 외국정보지는 빼놓지 않고 읽는다.

그리고도 모르는 것은 실무자들을 불러 같이 토론하며 익힌다.

"지금은 알맹이는 없고 포장만 있는 "가제목"의 시대예요.

그런데 그 가제목도 모르고 있으면 안되잖아요"

홍팀장은 앞으로는 통찰력과 실행력이 지배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멀티미디어라는 큰 흐름은 있지만 가닥이 아직 잡혀있지 않은 탓이다.

따라서 물의 방향을 미리 알아채고 과감하게 그 방향으로 노를 저어가는
통찰력과 실행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

그는 이를 위해 엔지니어들의 교육이 절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대학에서 배운 이론이 아니라 피부로 느끼며 개발의 방향을 잡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원래 무엇이든지 왕도는 없는 법 아닙니까. 배우고 익히는 게
제일이지요"

홍팀장은 경쟁력을 높이는게 방법은 교육을 통해 노동의 질을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지적한다.

< 조주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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