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하나 둘 셋-

앞으로 나가면서 손을 뒤로 쭉 올린 진형의 동작이 멈춰지고 언제나
처럼 명상이 시작된다.

이윽고 슬로비디오처럼 내려온 공이 마루위를 산책한다.

인심좋은 공이 1번과 2번핀 사이를 헤집고 들어가며 핀들이 나뒹군다.

불끈 치켜올라가려던 진형의 손이 스스르 내려오면서 비틀거리며 서 있는
7번핀을 가리키며 어! 저... 저, 단말마만 지껄이고 있는 사이 옆에서
뒹굴며 놀고 있던 8번핀이 안타까워하는 진형의 마음을 읽고 다리를
걸어준다.

우~ 와~ 진형의 주먹이 다시 올라가고 괴성이 메아리진다.

화면은 진형이 2백점을 넘어섰음을 알리는 축하 (CONGRATULATIONS)를
선명하게 비춰주고 동료들은 모두들 손뼉을 치며 환호한다.

경쾌한 파열음과 함께 터지는 스트라이크의 쾌감과 환희, 터지는
박수소리, 긴장된 시선과 날렵한 스텝이 하나가 되어 던진 공이 레인을
질주하여 터뜨리는 스트라이크의 짜릿한 흥분은 누구라도 볼링에 빠져들게
하는 쾌감과 매력을 이끌어낸다.

과기처 볼링회는 "마지막 하나의 핀까지"를 모토로 하는 "마하 클럽"으로
20여명의 회원으로 지난 93년 결성되었으며 설레는 마음으로 모임의 그날이
기다려지는 월 2회의 정기모임과 수시로 번개팅을 만들어 자주 어울리며
모임을 활성화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쌓였던 스트레스와 찌푸렸던 마음을 통쾌한 기분으로
해소하고 직원 상호간의 유대감을 쌓아 건강한 생활의 활력소가 될수 있는
볼링은 즐기는 사람만이 맛볼수 있는 특권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클럽은 올 3월초 상록회관에서 실시한 중앙부처대항전에 참가하여
31개팀중 예선 3위로 본선에 진출하여 결선에서 공동 4위를 차지하였다.

6월말 과천시민회관에서 실시한 클럽대항전에서는 박순희 회원이 여자부
개인전에서 우승을 차지, 실력을 과시했다.

직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모임을 보다 확대 활성화하기 위해 올
가을에는 축제분위기속에서 제1회 장관배를 개최할 계획이며 연말에는
푸짐한 상품과 여유로운 마음속에서 "회원 한마당잔치"를 벌여볼까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4일자).